“아가야 미안해”…엄마의 눈엔 이슬만

  • 입력 2008년 9월 8일 09시 09분


패럴림픽 사격 김임연 아쉬운 7위

나이 마흔에 어렵게 얻은 아들. 하지만 올림픽 준비 때문에 떨어져 있는 시간이 더 길었다. 총을 잡고 표적을 바라볼 때면 16개월 된 아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하지만 어머니는 강했다. ‘떳떳한 엄마가 되겠노라고, 꼭 아들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겠노라고’ 다짐하면서 방아쇠를 당겼다.

준비과정이 너무 힘들어 “금메달을 따면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만 흘릴 것 같다”고 했다. 7일 베이징사격장. 제13회 베이징장애인올림픽 경기 첫 날에 열린 여자 사격 10m 공기소총 결선. 김임연(41·KB 국민은행·사진)은 바람대로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아쉬움의 눈물이었다. 결선 성적은 7위(486.3점).

“남편과 우리 아들이 집에서 제 금메달 소식을 기다릴 텐데…. 하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떳떳합니다.” 김임연의 눈가는 젖어 있었다. 김임연은 1992년 바르셀로나부터 2000년 시드니까지 3회 연속 금메달을 땄다. 통산 5개의 금메달은 한국 여성 장애인선수로서는 가장 많은 것.

이번 올림픽에는 금메달과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선수위원 선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나섰다.

아들과의 약속을 지킬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 10m 공기소총 복사와 스탠더드 3자세가 남았다. IPC선수위원 선출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김임연은 “꼭 금빛총성을 울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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