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홍일점 꿈꾸는 낭랑 18세

  • 입력 2008년 9월 6일 02시 58분


재미교포 제인 어, 야구 하고싶어 한국행

美女대표팀 출신… “테스트 기회 주세요”

11세 때 야구공을 처음 잡았다. 세 살 위인 오빠보다 공을 잘 던지고 잘 쳤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리틀리그에서 2003년부터 3년간 올스타에 뽑혔다. 래들랜즈 고교 2학년 때부터 주전 유격수 겸 투수로 남학생들과 함께 야구부 생활을 했다.

2006년 한인 최초로 미국 여자야구대표팀 멤버가 됐다. 직구는 최고 시속 130km를 던지고 타율은 3할대.

야구를 하기 위해 아버지를 설득했다. “공부를 잘하면 야구를 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고 고교 때 평점 4.12(4.5 만점)를 받았다. 샌타바버라대 장학생으로 합격했지만 진학을 5년 뒤로 미뤘다.

재미교포 제인 어(18·사진) 양의 얘기다. 그는 국내 프로야구 최초의 여성 선수를 꿈꾼다.

어 양은 6월 고교를 졸업한 뒤 한국에 머물고 있다. 연세대 동국대 야구부 선수들과 함께 하루 5시간씩 배팅볼 수비연습을 소화했다.

8월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제3회 여자야구 월드컵에 미국대표로 참가했다. 주전 유격수로 뛰었고 미국은 일본 캐나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167cm로 남자 야구선수에 비해 체격은 작지만 눈빛은 빛났다.

“야구를 하기 위해 한국에 왔어요. 실력으로 평가받고 싶어요.”

그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정식 테스트를 받길 원했다. 2군 연습생 신분으로라도 프로야구 무대에 서는 게 목표다.

어 양을 지켜본 이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여성이 프로야구에서 뛰기는 무리다.” “고교야구 선수만큼 기본기가 탄탄해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서 여성이 남자야구에서 뛴 적은 거의 없다. 안향미(27) 씨가 1999년 대통령배 준결승에서 덕수정보고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게 전부다.

그는 “나는 야구에 대한 열정이 있고 끝까지 도전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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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 동아일보 황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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