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천재 박주영 “프리미어리그 목표로”

  • 입력 2008년 9월 2일 02시 57분


프랑스 프로축구 구단 AS 모나코의 비공식 사이트인 ‘as-monaco.net’에 박주영의 사진과 함께 이적 소식이 실렸다. 화면 캡처 AS 모나코 홈페이지
프랑스 프로축구 구단 AS 모나코의 비공식 사이트인 ‘as-monaco.net’에 박주영의 사진과 함께 이적 소식이 실렸다. 화면 캡처 AS 모나코 홈페이지
박주영, 프랑스 프로축구 1부리그 AS모나코 이적 합의

현지언론 “마케팅 영입” 혹평… 주전경쟁서 살아남아야

‘모나코 찍고 잉글랜드로.’

2005년 초 FC 서울에 입단할 때부터 유럽 빅리그 진출을 희망해 왔던 박주영(23·서울)이 마침내 한국을 떠나게 됐다.

서울구단은 1일 프랑스 프로축구 1부 리그 AS 모나코와 박주영 이적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적료는 200만 유로(약 32억 원) 수준이며 계약 기간은 4년으로 알려졌다.

박주영의 모나코 이적은 전격적이다. 서울구단에 따르면 모나코로부터 이적 요청을 받은 것은 지난달 30일 밤. 박주영은 다음 날 급히 프랑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도착하자마자 구단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는 등 이적 절차를 밟았다. 더 늦으면 해외 진출은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한 듯하다.

박주영의 장기적인 목표는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이다. 모나코는 한마디로 징검다리인 셈이다.

박주영도 출국 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나 이영표(도르트문트) 선배도 네덜란드 리그를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다. 나 역시 프랑스에서 기반을 닦아 더 큰 무대 진출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프랑스 현지 언론의 평가는 냉정하다. 스포츠 전문 일간지 레키프는 박주영을 미국의 프레디 아두(19)에 이은 전형적인 ‘마케팅 영입’이라고 표현했다.

모나코가 미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아두를 영입했듯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박주영을 영입했다는 것.

아두는 10대 초반 축구 천재로 불렸던 선수.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입단 테스트에서 떨어지고 포르투갈의 벤피카로 이적한 뒤 별 인상적인 활약을 못하다가 모나코로 임대됐다.

두 선수 모두 한때 천재 소리를 들었다가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부상과 함께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가 올해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박주영이 오히려 한국보다 수준 높은 리그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킬 가능성도 있다.

박주영이 성공적으로 유럽리그에 적응하기 위해선 팀 내 주전 경쟁에서 이겨 최대한 많이 경기에 나서야 한다. 모나코는 올 시즌을 앞두고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선수를 데려와 치열한 주전 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박주영이 모나코에서 날개를 달지, 유럽 축구의 높은 벽만 확인할지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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