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창]“류샹 金 못따면…” 냉가슴

  • 입력 2008년 8월 7일 03시 05분


“중국의 수많은 눈은 그에게 쏠려 있다. 그는 중국 스포츠의 상징이자 희망이다. 하지만 그는 이런 관심에 심각한 압박감을 느낀다. 허벅지 부상까지 완쾌되지 않아 좀처럼 제 컨디션을 못 찾고 있다.”

중국의 영자신문 ‘차이나 데일리’가 발행하는 ‘올림피안’ 최신호는 2004 아테네 올림픽 110m 허들에서 중국인 최초의 육상 금메달리스트인 류샹(25)의 근황을 이렇게 전했다.

류샹은 모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110m 허들 2연패에 도전한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자신과의 싸움 그리고 강력한 경쟁자 다이론 로블레스(21·쿠바)를 이겨야 한다.

로블레스는 7월 13일 그랑프리 골든스파이크대회 결승에서 12초87로 우승했다. 류샹이 2년간 갖고 있던 세계기록(12초88)을 0.01초 앞당겼다. 그는 “베이징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지금까지 두 사람의 맞대결 전적은 2승 2패로 호각세. 하지만 류샹이 부담감과 부상을 털어내지 못한다면 홈그라운드의 이점도 무용지물이다.

류샹과 함께 중국 수영의 기대주 장린(21)도 금메달의 희망이 가물거린다. 세계 1위 그랜트 해킷(28)과 박태환(19)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장린은 최근 자유형 400m에서 3분44초97로 종전 중국 기록(3분45초04)을 0.07초 앞당겼다. 하지만 박태환은 4월 동아수영대회에서 아시아 신기록(3분43초59)을 세우며 장린에게 1초 이상 앞서 있다. 장린이 워터큐브에서 중국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더라도 해킷과 박태환에게 1% 부족하다는 게 현지 언론의 반응이다.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미국을 누르고 첫 종합 1위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가장 많은 메달이 걸려 있는 육상과 수영에서 자칫하면 ‘노 골드’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베이징=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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