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 안할 수도 있다니…말도 안돼!”

  • 입력 2008년 8월 1일 09시 01분


“올스타전을 안할 수도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08년 올스타전이 비로 취소될 경우에 대비해 예비일을 잡지 않아 사상 처음으로 올스타전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생긴 데 대해 현장의 선수와 감독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포츠동아>가 31일 프로야구 8개구단의 감독, 선수, 단장 1명씩, 총 23명(우리 히어로즈 박노준 단장은 캐나다 출장 중이어서 제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대부분이 심한 반발을 보였다. 특히 선수들은 2008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이 4일 네덜란드, 5-6일 쿠바와 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예비일을 잡지 못한 KBO에 대해 집중적인 성토가 이어졌다.

○선수 100% “올스타전은 반드시 치러져야 한다”

대부분의 감독과 선수들은 8월 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릴 예정인 올스타전이 비로 취소될 경우 다음날인 4일로 하루 미뤄 치러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8개구단 선수 모두 예비일을 만들지 않은 것을 이해하지 못할 일이라고 말했다.

KIA 장성호는 “올스타전을 안 할 수도 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다음날 연습경기를 취소하더라도 올스타전을 해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우리 장원삼 역시 “처음 올스타에 뽑힌 선수도 있고, 마지막 무대가 될 선수도 있다”며 고개를 갸웃거렸고, 한화 김민재는 “그럼 몇 개월 동안 팬투표는 왜 했나”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SK 이진영은 “그렇다면 8월 3일에 무조건 수중전이라도 올스타전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조심스러운 감독과 단장

감독들과 단장들 역시 대부분은 KBO가 우천취소에 대비해 예비일을 마련하지 않은 일은 잘못된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LG 김재박 감독은 “올스타전은 팬과의 약속인데…”라고 말했고, 삼성 선동열 감독은 “올스타전이 비로 열리지 못하면 섭섭할 것이다”고 밝혔다. SK 김성근 감독과 우리 이광환 감독은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광환 감독은 “KBO의 역사인식이 이 정도 아니냐”면서 올스타전이 무산될 경우 미래에 명예의 전당이 생기면 2008년 올스타전 자료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다른 감독들은 “정말 큰 폭우가 쏟아지지 않으면 웬만하면 강행해야 할 것 같다. 대안이 없다니까 비가 안 오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 김승영 단장은 “KBO에서 일정을 잡을 때 날씨를 고려하지 못한 게 좀 아쉬운 부분이다. 예비일이 없다는 건 실수인 듯 하다”고 말했지만 대부분의 단장들은 이미 단장회의에서 KBO의 입장을 전달받은 때문인지, 자신의 발언이 자칫 KBO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한 때문인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들은 “올림픽도 중요하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불가항력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스타전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프로야구 축제에 외국선수들이 웬말

올스타전에 앞서 네덜란드와 쿠바 대표팀의 경기를 포함시킨 것과 홈런 레이스에 이들이 참가하는 것 자체도 터무니없는 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았다.

장원삼은 “쿠바와 네덜란드 평가전을 끼워넣으면서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6시30분으로 밀린 것도 웃기는 일이다”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주객이 전도됐다는 뜻이다. KIA 장성호는 “돈까지 줘가면서 외국 선수들을 홈런 레이스에 참가시킨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볼거리 차원에서 재미도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올스타전은 순수하게 국내 프로야구의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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