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야구영웅 노모 “그라운드여 안녕”

  • 입력 2008년 7월 19일 03시 00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선수들의 전성기를 연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39·사진)가 17일 은퇴를 선언했다.

그가 19년의 프로 생활을 접으며 밝힌 은퇴 이유는 “프로 선수로서 팬들에게 보여 드릴 만한 퍼포먼스가 없다”는 것. 그는 “아직 더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지만 내 생각만으로 어중간하게 있으면 주위에 폐만 끼칠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노모는 일본 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201승을 거둔 슈퍼스타. 일본 대표팀 에이스로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출전해 일본이 은메달을 따는 데 기여했다. 일본 최고의 투수로 이름을 날리던 1995년 당시로서는 드물게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특유의 꽈배기 투구 폼으로 ‘토네이도 바람’을 일으키며 LA 다저스 입단 첫해 올스타전 선발투수 자리를 차지하고 신인왕과 탈삼진왕까지 접수했다.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노모는 일본의 최고 수출품”이라고까지 극찬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1998년부터 부진을 보이며 매년 팀을 옮기는 떠돌이 신세가 됐다. 이후 2002년 복귀해 2년 연속 16승을 따내며 화려하게 부활했으나 2004년 4승에 머물면서 노모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뉴욕 양키스 등 여러 팀을 떠돌던 그는 2005년부터 올해 잠시 몇 경기에 출전하기까지 ‘잊혀진 투수’로 지내야 했다.

일본 언론들은 ‘메이저리그의 선구자’, ‘그의 공적은 불변’ 등의 표현으로 ‘떠나는 영웅’에게 아쉬움과 찬사를 보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