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제주-수원전이 벌어진 제주 서귀포월드컵경기장. 박주영, 이청용(이상 서울), 김정우(성남) 등 대표팀에서 복귀한 선수들을 대거 쉬게 한 다른 팀에 비해 차 감독은 이날도 여지없이 조원희, 이정수, 곽희주 등을 풀가동했다. 경기 후 이유를 묻자 차 감독은 “다른 팀은 안 그랬나보죠”라고 반문한 뒤 “앞으로 6경기를 치르고 나면 올림픽 때문에 한 달 간의 휴식기가 또 찾아온다. 컵 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은 팀이라면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겠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어떤 경기를 막론하고 팬들에게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정규리그와 컵 대회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만큼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답이었다.
하지만 차 감독의 눈에도 지친 몸을 이끌고 뛰어준 제자들이 안타깝긴 했을 터. 차 감독은 “주축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이 모두 부상이어서 수비 진영을 짜는데 머리가 아팠을 정도”라며 “사실 (조)원희와 (이)정수가 피로 때문에 오늘 약간의 미스가 있었지만 이를 딛고 잘 해줬다. (조)원희가 다음 경기에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는데 차라리 다행스런 일이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제주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