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제조기 이선화… 박세리 배짱 + 엘스 파워

  • 입력 2008년 6월 3일 09시 16분


이선화는 국내 여자프로골프협회의 규정까지 바꿔놓은 인물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를 시작해 천안 여중 3학년 때인 14세의 나이로 프로에 입문해 화제가 됐다. 이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는 여자선수들의 프로 입문을 만 17세 이상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어린 선수들의 조기 프로전향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이선화는 프로가 된 후에도 다양한 기록을 세우며 ‘제2의 박세리’로 평가받았다. 프로 데뷔 한 달 만에 2부 투어인 미사일투어에서 우승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5세 3개월의 나이로 2001년 KLPGA 정규투어 MC스퀘어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박희정이 가지고 있던 최연소 프로(18세 6개월) 우승 기록을 단숨에 갈아 치웠다.

2004년까지 국내 대회 3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한 이선화는, 2005년 미국 퓨처스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쥐며 2006년 LPGA투어 진출에 성공했다.

데뷔 첫 해 숍라이트클래식 우승과 신인상을 거머쥐며 한국낭자 돌풍의 중심에 섰고, 2007년 HSBC우먼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 이어 올해 긴트리뷰트에서는 11개월간 침묵을 지킨 한국낭자 우승의 물꼬를 텄다.

이선화의 별명은 ‘돌부처’다. 워낙 표정의 변화가 없다고 해서 붙여졌다. 그녀의 스윙을 보면 박세리와 어니 엘스가 떠오른다.

두둑한 배짱과 침착한 플레이는 과거 박세리의 전성기를 보는 듯 하고, 조용한 듯하지만 강한 파워를 발산해 내는 외유내강형 스윙 스타일은 어니 엘스의 ‘이지스윙’과 흡사하다.

데뷔 첫해 91만5950달러를 벌어 상금랭킹 12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110만198달러의 상금을 따내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개인통산 세 번째 우승을 거머쥔 이선화의 다음 목표는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최고 성적은 지난 4월 끝난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기록한 공동5위에 불과하지만,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이번 주말에 열리는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의 우승까지도 노려볼 만하다. 14세의 ‘무서운 아이’에서 한국 낭자 차세대 에이스로 부상한 이선화의 조용한 비상이 기대된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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