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사제’ 이상민-신선우감독, 내일 6강PO 운명의 격돌

  • 입력 2008년 3월 29일 02시 59분


삼성 이상민이 1990년대 후반 LG 신선우 감독과 대표팀에 있을 때 일이다.

당시 이상민은 같은 현대 소속이던 신 감독의 지시 사항을 다른 팀 선수들에게 통역해 주는 일이 잦았다. 신 감독의 우물우물하는 말투가 명확하게 전달이 안 될 때가 많았어도 이상민만큼은 정확하게 그 의중을 파악했던 것.

이상민은 1995년 신 감독을 처음 만난 뒤 2005년까지 10년 동안 인연을 맺으며 프로 최다 타이인 세 번이나 정상의 순간을 함께했다.

남다른 사제관계인 이들이 30일 시작되는 6강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에선 맞대결을 벌인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

이상민은 플레이오프에 현역 선수 최다인 통산 62회 출전했으며 신 감독은 지도자로서 최다인 통산 60경기에 나섰다. 포인트 가드 이상민은 ‘코트의 여우’이며 신 감독은 ‘벤치의 여우’로 유명하기에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이상민은 “신 감독의 용병술과 전술 패턴을 보면 예전과 비슷하다. 잦은 선수 교체도 그렇다. 정규 리그에서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꼭 4강에 올라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상민을 앞세운 삼성은 정규리그에서 4승 2패로 LG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 기간이 끝나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어 재계약이 유력해 보이는 신 감독은 정규리그 4위를 할 수 있었으나 최종일에 고의 패배 의혹 속에 6위를 택하며 삼성과 맞붙게 됐다. 삼성을 꺾게 되면 최강 동부 대신 KCC를 만나 한결 수월할 것이라는 계산에서였다.

신 감독은 “상민이는 경기를 읽는 수와 운영 능력이 국내 최고다. 하지만 삼성의 노련미를 스피드와 템포 바스켓으로 막아 보겠다”고 출사표를 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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