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캡틴’ 박찬호의 여유

  • 입력 2007년 11월 30일 1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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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100승 투수에게서는 여유가 느껴졌다.

결전을 하루 앞에 둔 올림픽야구 대표팀의 주장 박찬호가 유난히 여유만만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연습경기와 시뮬레이션 등판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정작 본인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일본과 대만이라는 큰 벽을 모두 넘어야 하는 부담을 떠안은 대표팀 선수들은 대회가 다가올 수록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박찬호만은 예외였다.

대만 입성 후부터 여유를 보이고 있는 박찬호는 훈련 때도 많이 웃고 즐기면서 연습에 임하고 있다.

특히 대만과의 일전을 하루 앞둔 30일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구장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한 박찬호는 중간중간 농담을 던지는 등 긴장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현재 대표팀의 대만전 선발은 극비 사항. 경기 당일에 가서야 발표 될 예정이다. 그러나 한 기자가 박찬호에게 "선발 통보를 받았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지자 박찬호는 "네 받았습니다."라며 또박또박 말했다. 대만전 선발이 자신으로 확정됐다는 의미로도 들릴 수도 있는 대답.

그러나 곧 박찬호는 씩 웃으며 "이번 대회 중에 한 번은 등판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잔뜩 기대를 했던 기자들은 허탈해 했지만 박찬호의 재치에 그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시절에도 미국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유창한 영어로 농담을 섞어쓰던 박찬호였다. 딱딱하고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는 대다수의 국내 선수들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이제 야구 선수로서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여전히 말 한마디에도 베테랑다운 노련미가 느껴지는 것은 보니 '역시 박찬호'라는 생각이 든다.

대만(타이중)=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화보]결전을 앞둔 한국올림픽야구대표팀의 훈련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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