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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1월 15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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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을 국내외 20명의 후보 중에서 선정하겠다”고 하더니 이달 초에는 “국내파를 제외하고 유럽파 중에서 선정하겠다”고 방향을 바꿨다.
그런데 최근 모 언론에서 ‘파리아스 포항 감독도 급부상’이라고 보도해 알아본 결과 “아직 국내외 감독 모두를 후보군에 두고 있고 파리아스 감독은 유력 후보는 아니지만 이름은 거론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할지 모르는 형국이다. 속사정을 들어 보니 아직 기술위원들끼리도 의견이 조율되지 않았다. 당초 유럽파 쪽으로 가닥을 잡았는데 일부 의원이 목소리를 높여 “국내파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혼선이 빚어진 것이다.
이에 협회의 한 관계자는 “위원장이 중심을 못 잡고 이 말 저 말에 흔들려서 그런다”고 말하는 등 협회 내부에서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 재야 축구인은 “올해 열린 17, 20세 이하 청소년대회와 아시안컵 성적 부진을 책임져야 할 기술위원들이 3개월간 조용히 있다가 다시 목소리를 높이는 게 참 우스꽝스럽다. 그들은 벌써 책임지고 나가야 할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기술위원장을 지낸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선발 원칙을 먼저 정하고 그에 따라 후보군을 만들어 추리면 되는데 기본적인 원칙도 없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을 선정할 땐 월드컵 16강 경험, 유럽 프로리그 경험 등 기본 원칙을 정해 11명의 후보군을 만들어 4명으로 추려 점수화한 뒤 1위 에메 자케 전 프랑스 대표팀 감독이 고사하자 2위 히딩크 감독을 뽑았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이라면 프로와 월드컵 경험을 고루 갖추고 초등학교를 포함한 모든 선수에게 꿈을 심어 줄 수 있는 교육성을 갖춘 훌륭한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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