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의 머리, 운재의 ‘수원성’ 함락

  • 입력 2007년 11월 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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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겼다!” 포항 스틸러스의 박원재(왼쪽에서 두 번째)가 수원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후반 41분 따바레즈의 프리킥을 헤딩 결승골로 연결시킨 뒤 동료들과 뒤엉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이겼다!” 포항 스틸러스의 박원재(왼쪽에서 두 번째)가 수원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후반 41분 따바레즈의 프리킥을 헤딩 결승골로 연결시킨 뒤 동료들과 뒤엉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7 프로축구 K리그 플레이오프 포항 스틸러스-수원 삼성의 경기. 후반 41분 포항 따바레즈의 프리킥이 문전으로 향하는 순간 수원 삼성 골키퍼 이운재가 옆으로 몸을 날렸다. 그러나 포항 박원재의 머리에 맞은 공은 그물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음주파문’에도 불구하고 수원 차범근 감독의 믿음을 바탕으로 이날 경기에 출전한 이운재는 전반 17분 최효진의 강슛 등 여러 차례 위기를 막아내며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하지만 박원재의 헤딩골로 수원은 통산 4번째 우승 도전의 꿈을 접어야 했다.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포항은 수원을 꺾고 프로축구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정규리그 5위 포항은 ‘레알 수원’으로 불리는 호화군단 수원(정규리그 2위)을 맞아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가 예상됐으나 1-0 승리를 거뒀다.

포항은 11월 4일 오후 3시 포항 전용구장에서 정규리그 1위 성남 일화와 챔피언결정 1차전을 벌인다. 포항은 1982, 1988, 1992년에 이어 통산 4번째 우승을 노린다.

준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휴식시간이 이틀밖에 되지 않아 체력적인 부담을 우려했던 포항은 수원의 공세를 몸을 던지는 육탄 수비로 저지하며 반격의 기회를 노렸다. 통산 424경기에 출전해 골키퍼가 아닌 필드 플레이어 중 역대 최다 출장기록을 세워가고 있는 35세 노장 김기동이 노련하게 중원을 지킨 것이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포항은 정규리그 도움왕(11개) 따바레즈와 김기동을 중심으로 김남일 조원희 이관우 등 호화 미드필더진을 갖춘 수원과의 중원싸움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

차범근 감독은 “승점이 12점이나 뒤진 팀에 져서 유감이다. 이름 있는 선수들이 제 몫을 못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12월 2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FA컵 결승전도 남겨 놓고 있어 K리그와 FA컵 동시 석권을 노리고 있는 포항 파리아스 감독은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웠지만 선수들의 정신력이 강했다. 성남의 약점도 분석해 좋은 경기를 하겠다. 당연히 K리그와 FA컵 모두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원=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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