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2008년 시즌 참가 어려울 듯

  • 입력 2007년 9월 22일 02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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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구단 인수 계획은 이미 접었다.”

프로야구 현대 구단 인수설의 주인공인 농협이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사실상 현대의 내년 시즌 참여가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중앙회 고위 관계자는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농협 인수설을 계속 꺼내며 아직까지 협상 중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절대 아니다”며 “현대 인수를 포기한다고 이미 KBO 측에 최종 전달했다”고 밝혔다.

농협 관계자는 “처음에는 농산물 소비 촉진과 홍보에 도움이 된다는 말에 떠밀리듯이 추진했지만 농민과 여러 단체 등 외부 분위기가 비판적어서 고심 끝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KBO는 1월 15일 농협의 현대 인수 추진을 밝혔으나 농협 측은 사흘 뒤 인수 방침 확인 직후 그날 보류 결정을 내렸다. 농협은 결국 농림부와 농민단체의 반발이 이어지자 다음 달 “현대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상우 KBO 총재가 6월 1일 “농협이 현대 인수를 완전히 포기한 것이 아니다”며 “언젠가 다시 뛰어들 것”이라고 말하면서 농협 인수설이 다시 수면 위에 떠올랐다. 당시 농협 관계자도 “포기라고 한 적 없고 무기한 보류라고 했을 뿐”이라며 신 총재의 발언에 힘을 실어 주며 ‘여운’을 남겼다.

KBO와 농협은 그 뒤 정대근 농협중앙회 회장이 구속되면서 페넌트레이스가 거의 끝나갈 무렵까지도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농협은 “KBO 측에서 계속 제안하지만 이제는 끝난 얘기”라고 밝히면서 ‘현대 인수설’에 매듭을 지었다.

이와 관련해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농협과 접촉하고 있지 않다”며 “여러 각도로 다른 기업과 접촉하고 있지만 솔직히 시즌 중에 (인수 기업이 결정) 될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이상일 KBO 운영본부장은 “농협을 포함한 대기업 3, 4개와 다각도로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농협이 현대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내년에 현대가 야구를 못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올해 안에 현대 구단을 인수할 기업이 나타날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KBO의 ‘탁상행정’이 비난을 사고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프로야구 운영을 책임지는 KBO가 공수표만 남발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 김시진 감독은 “내년 훈련 계획과 전지 훈련지 등 시즌 뒤의 계획은 다 세웠는데 예산이 없어 답답할 노릇”이라며 “KBO 측에서 잘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농협 ‘현대 구단 인수’ 관련 일지▼

○ 1월 15일=농협, 현대 인수 여부 검토 언론 보도

16일=농민단체, 농협 노동조합 등 인수 반대 성명

17일=농림부, “농민 반대하면 인수 불허” 발표

18일=농협 “현대 인수 작업 보류 결정

19일=농협, 현대 인수 포기 선언

22일=KBO “올 시즌 현대를 포함해 8개 구단으로 시즌 운영” 발표, 미국 투자 회사 KBO에 현대 인수 의사 타진

26일=미국 투자 회사 현대 인수 포기 통보

○ 2월 2일=신상우 KBO 총재 “현대 문제를 2월 20일까지 타결” 발언

27일=이상일 KBO 운영본부장 “현대 인수 타진 기업 3개 중 1, 2개 3월 초 최종 인수 여부를 의사 전달” 발언

○ 4월 6일=시즌 개막

○ 6월 1일=신상우 KBO 총재 “농협, 현대 인수 재추진 가능성 높다”

○ 7월 20일=정대근 농협중앙회장 법정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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