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 역전 투런… 왕별로 뜨다

  • 입력 2007년 7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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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들의 향연‘별들의 잔치’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린 17일 사직구장. 스탠드를 가득 메운 3만 명의 야구팬과 그라운드의 올스타 선수들이 경기 시작을 알리는 화려한 폭죽쇼를 지켜보고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프로야구 ★들의 향연
‘별들의 잔치’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린 17일 사직구장. 스탠드를 가득 메운 3만 명의 야구팬과 그라운드의 올스타 선수들이 경기 시작을 알리는 화려한 폭죽쇼를 지켜보고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찬 관중석에선 신문지 응원에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울려 퍼졌다. 녹색 그라운드에선 타석에 선 타자와 공을 던지는 투수 모두의 얼굴에 미소가 흘러넘쳤다.

17일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린 ‘구도(球都)’ 부산 사직구장의 풍경이다.

3만 석 규모의 사직구장은 하루 전 예매표 2만5500장이 팔렸고 경기 당일 현장 판매 4500장도 40여 분 만에 매진됐다. 올스타전 매진은 2003년 대전구장(1만2000석) 이후 4년 만이며 사직구장 매진은 1989년 이후 18년 만이다.

경기는 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 끝에 동군이 6-3으로 이기며 4년 연속 승리를 챙겨 통산 20승 11패의 압도적 우위를 이어갔다.

서군은 0-1로 뒤진 5회말 1사 3루에서 이택근(현대)이 우익수 박한이(삼성)의 글러브를 스치고 담장까지 굴러가는 타구를 날린 뒤 홈까지 쇄도해 국내 올스타전 사상 첫 그라운드 홈런을 기록하며 2-1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택근은 “스즈키 이치로(시애틀)가 날린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사상 첫 그라운드 홈런이 인상적이었는데 내가 국내 첫 그라운드 홈런의 주인공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택근의 그라운드 홈런은 곧이어 터진 동군 정수근(롯데)의 재역전 홈런에 빛을 잃었다. 프로야구의 대표적 ‘소총수’ 정수근은 7회초 1사 1루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터뜨렸고 동군은 안타 3개를 묶어 4득점하며 승부를 갈랐다.

정수근은 2004년에 이어 두 번째로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돼 상금 1000만 원과 트로피를 받았다. 기자단 투표에서 총 67표 가운데 49표를 얻어 이대호(13표), 강민호(3표·이상 롯데)와 이택근(2표)을 제쳤다. 롯데 선수로는 1982년 김용희에 이어 10번째 수상.

홈런 레이스에선 김태균(한화)이 결승에서 9개의 홈런을 날려 4개에 그친 클리프 브룸바(현대)를 눌렀다.

▽사직(동군 20승 11패)
동군0000104016
서군0000200103
[승]정재훈(6회·두산) [세]오승환(8회·삼성) [패]정민철(6회·한화) [홈]이택근(5회 2점·현대) 정수근(7회 2점·롯데)

부산=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두번째 ‘올스타 MVP’ 영광 정수근

“한방 의식 몸쪽 공만 노렸다”

동군이 1-2로 끌려가던 7회 초 1사 1루. 정수근(30·사진)은 서군 투수 정민철이 던진 시속 141km짜리 직구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큰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오른쪽 펜스를 훌쩍 넘는 비거리 105m짜리 홈런이 됐고 관중석에서는 떠나갈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정수근은 1루에서 2루로 달리다 왼쪽 손을 귀에 갖다 대면서 팬들의 함성을 듣는 재미있는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정수근은 “올스타전인 만큼 큰 것을 터뜨리자는 생각에 몸쪽 공만 노렸는데 뜻밖에 홈런으로 연결된 것 같다”며 “많은 팬이 온 올스타전에서 MVP까지 돼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정수근은 9회 초가 끝난 뒤에는 관중석으로 올라가 롯데 포수 강민호와 함께 롯데의 갈매기 마스코트 복장을 입고 응원을 펼쳐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등 팬 서비스에서도 MVP감이었다.

정수근은 “개인적으로 최근 성적이 좋지 않은데 팀이 가을에도 야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수근은 처음 올스타 MVP가 된 2004년에는 5타수 3안타 1도루의 활약을 펼쳤다.

부산=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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