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실패… 자랑스러운 평창

  • 입력 2007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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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 평창!”

5일 오전(한국 시간) 과테말라의 수도 과테말라시티. 강원 평창군을 연호하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고, 대형 태극기가 오색 풍선에 매달린 채 하늘을 수놓았다. 평창 유치단이 발표장인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본단 숙소인 홀리데이인 호텔에 도착하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유치에 잇달아 성공하며 ‘동방불패’를 자랑했던 한국의 여느 국제 스포츠대회 유치전과 달라진 것은 없어 보였다. 한국이 졌다는 사실만 빼고는….

평창이 러시아 소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다시 한번 눈물을 삼켰다. 평창은 이날 과테말라시티에서 열린 제119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의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투표에서 소치에 역전패했다.

평창은 97명의 IOC 위원이 참가한 1차 투표에서 36표를 얻어 소치(34표)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25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수를 채우지 못했다. 결국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잘츠부르크의 지지표가 2차 투표에서 소치로 몰림에 따라 47-51로 지고 말았다.

이로써 평창은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했던 4년 전 체코 프라하 총회에서와 마찬가지로 2회 연속 역전패했다.

한승수 평창 유치위원장과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 김진선 강원지사는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창이 유리하다고 봤는데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그동안 전폭적인 성원을 보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와 송구의 말씀을 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혀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그동안 평창은 2010년 대회 유치에 실패하자마자 곧바로 조직을 재정비해 동계올림픽 유치를 준비해 왔다. 김정길 위원장도 4월에는 IOC 위원 후보를 자진 사퇴하며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념했다. 이건희 박용성 두 IOC 위원은 물론 재계에서도 총력전을 펼쳤다.

평창은 졌지만 이번에도 ‘승자’는 온 국민을 하나로 결집시킨 평창이었다.

한편 평창 유치 대표단 250여 명은 6일 오전 3시 40분 과테말라시티의 아우로라 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특별전세기 편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특별전세기는 중간 급유를 위해 캐나다 밴쿠버에 잠시 머무른 뒤 6일 오후 10시 45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과테말라시티=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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