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한국 축구? 베어벡 “이런 식이면 대표팀 못뛸 것” 비난

  • 입력 2007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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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하다(stupid).” “끔찍하다(terrible).”

2일 네덜란드와의 경기가 끝난 뒤 핌 베어벡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극단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특정 선수와 K리그를 비난했다.

한국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네덜란드에 0-2로 완패했다. 한국은 라파얼 판데르 파르트에게 전반 29분 김동진(제니트)의 파울로 인한 페널티킥에 이어 후반 26분 연속 골을 내주며 패했다. 한국은 네덜란드전 2패를 기록했다. 베어벡호는 출범 후 3승 2무 4패.

베어벡 감독은 “국가대표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K리그에서 3개월간 22경기를 뛰었다”며 프로축구의 일정이 무리하다고 주장했다. 베어벡 감독은 특히 국가대표팀 간 경기(A매치)를 며칠 앞둔 지난달 30일 프로축구 삼성하우젠컵 6강전에서 120분 혈투를 벌인 수원 삼성과 성남 일화의 경기를 예로 들었다. 당시 체력을 소진한 성남 김두현이 이날 교체 투입돼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며 “이런 식이면 다시는 국가대표팀에서 뛰지 못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이 두 번째 골을 내준 뒤 급격히 무너졌다. 부임 후 처음 본 모습일 정도로 지쳤다”고 말했다. 그는 A매치에 충분한 지원을 못 받은 점과 선수들의 투혼이 사라진 데 대해 분노했다.

그러나 이 같은 베어벡 감독의 분노에 대해 일부에서는 “선수의 컨디션과 상황을 보아 기용하며 그들이 최선을 다하게 하는 것은 감독의 역량이 아닌가”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은 공수 양면에서 답답했다. 베어벡 감독은 조재진(시미즈 S 펄스)을 중앙 공격수로 놓고 이천수(울산 현대)와 염기훈(전북 현대)을 측면에서 돕게 했으나 좌우 크로스가 부정확해 조재진은 전방에서 고립됐다.

이에 따라 미드필더 김정우(나고야 그램퍼스)를 공격에 가담시켜 조재진을 맡고 있는 상대 수비수를 끌어내 조재진의 고립 상황을 덜어 주려 했으나 여의치 못했다. 조재진은 왼쪽 골반 뼈를 다쳐 후반 우성용(울산)과 교체됐다.

수비에서는 집중력 부족으로 대인 마크에 실패했다. 베어벡 감독은 “우루과이전 때와 똑같은 수비 실수”라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마르코 판 바스턴 감독은 “한국은 공격적이었다. 그러나 수비 조직력을 갖춘 뒤 공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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