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도르에게 한 수 배워 올께요”…러시아로 간 이태현

  • 입력 2007년 3월 23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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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서 돌아올 제 모습이 기대됩니다"

민속씨름 천하장사 출신의 격투기 파이터 이태현(31)이 러시아 전지훈련을 떠나기에 앞서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이태현은 프라이드의 현 헤비급 챔피언 에밀리아넨코 표도르가 소속된 러시아 '레드데블'팀과의 합동 훈련을 위해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지난해 프라이드 진출을 전격 선언하고 9월 브라질의 히카르도 모라에스와의 데뷔전에서 1라운드 TKO패를 당한 이태현은 당시의 실망을 접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러시아 행을 택했다.

"표도르 경기를 보면 링 위에서 절대 얼굴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한다. 나도 저런 모습을 본받고 싶다."

이태현은 표도르의 얼음같이 차가운 이미지와 전광석화 같은 파운딩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며 '레드데블'에서 진정한 파이터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확한 스케줄은 나오지 않았지만 레드데블의 훈련이 매우 혹독하다고 들었다. 얼마나 힘든지 물어보니 '와서 실제로 보고 느끼라'고 하더라."

이태현이 레드데블에서 표도르와 합동훈련을 하는 기간은 총 3개월. 길지도,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기간이다. 이태현은 삼보를 기초로 한 타격 및 그라운드 기술을 습득해 지난 데뷔전에서 노출했던 약점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태현은 러시아 현지 적응 문제에 대해 "과거 씨름과 삼보 교류전 때문에 러시아에 다녀온 적이 있다. 음식을 크게 가리지 않고 더위보다 추위를 좋아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프라이드 데뷔전 이후 스스로에게 크게 실망했다고 말한 이태현은 "하지만 느낀 것과 배운 것이 많았다. 이젠 모두 잊고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라며 작년보다 한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러시아 전지훈련 문제로 전 에이전트사와 마찰을 빚은 것도 "난 그저 운동에 전념하고 싶다."며 모든 문제는 현 에이전트사가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첫 경기 후 이태현은 고향인 대구에서 산악훈련 등 체력에 주안점을 둔 개인 훈련에 몰두해 왔다. 현재 이태현의 다음 경기 출전은 러시아 전지훈련이 끝난 뒤에나 정해질 전망이다.

한편 이날 공항에는 이태현과 같은 소속사 선수이자 절친한 사이인 유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원희가 나와 둘의 각별한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인천공항=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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