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못잖은 그녀들 “인생도 홈런”

  • 입력 2007년 3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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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A League of Their Own).’ 1992년 개봉된 이 영화는 미국 여자야구의 역사에 대한 보고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군 입대로 리그를 진행할 수 없게 되자 1943년 여자 팀을 만들어 경기를 했던 실화를 소재로 했다. 톰 행크스, 지나 데이비스, 마돈나가 출연해 금녀(禁女)의 스포츠였던 야구에 뛰어든 여성들의 희로애락을 그렸다.

한국에서도 ‘그들만의 리그’가 시작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의 주도로 7일 한국여자야구연맹(WBAK)이 창설됐다. 현재 등록 선수는 16개 팀 217명. 정규 팀인 나주대를 제외하면 모두 동호인 팀이다. 올해 안에 대전과 제주에도 여자 야구팀이 생길 예정이다.

25일 서울 장충 리틀야구장에서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여자야구리그가 진행되는 것. ‘최고령’, ‘모녀’, ‘최초’의 수식어를 단 ‘그들’을 만났다.》

●나이 오십에 여자 야구 선수로 데뷔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야구를 좋아했던 여자가 있다. 자칭 ‘해태(옛 KIA)의 열혈 팬’이던 그는 2005년 여자 야구 동호회에 가입했다. 이듬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여자 야구팀이 있는 나주대 사회체육학과에 입학해 꿈에 그리던 정식 선수가 됐다.

WBAK 등록 선수 중 최고령인 박형옥(51·사진) 씨. 야구를 보는 즐거움을 넘어 직접 체험한 소감은 어떨까.

“대학에서 못 다한 공부와 야구를 동시에 할 수 있으니 좋죠. 하지만 훈련은 너무 힘드네요. 나이 탓인지….”(웃음)

박 씨의 집은 부산. 그는 야구에 전념하기 위해 나주대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남편과 아들이 이해해 준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박 씨의 포지션은 외야수. 아직 수비와 타격 모두 서툴다. 그래도 여자 야구의 저변을 넓히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은 게 그의 바람이다.

그는 내년에 대학을 졸업하면 동호인 팀을 창단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딸 따라 야구선수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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