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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3월 7일 14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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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감독’으로 불리는 한화의 김인식 감독은 별다른 부상 선수 없이 차분히 전지훈련을 마감한데 대해 만족스러워 하면서도 ‘한화가 우승 후보’라는 평가에는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특유의 조용한 어투로 “우승 후보는 아니지.” 라고 말하는 김인식 감독의 속내도 정말 그럴까?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디팬딩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를 위협할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한화 이글스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팀 들이 투타 불균형에 고민하고 있는 반면 한화는 마운드와 타력 모두 탄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발진은 지난 시즌 다승, 방어율, 탈삼진 타이틀을 휩쓴 류현진을 필두로 문동환, 정민철, 송진우의 베테랑 3인방, 그리고 새 용병 세드릭 바워스가 합류해 여전히 수준급이다. 구대성이 지키는 뒷문과 최영필, 권준헌, 안영명 등이 버티는 허리진도 믿음직하다. 도하아시안게임 드림팀 멤버였던 정민혁과 미완의 대기 유원상, 풍운아 조성민도 올 시즌 한화 마운드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전망.
타력은 원래 좋았다. 지난 해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팀 홈런 100개를 넘긴 한화는 김태균, 이범호 쌍포가 건재하고 3할 타자 이영우가 군에서 돌아와 타선의 무게를 배가시켰다. 제이 데이비스가 떠난 자리에는 메이저리거 출신 용병 제이콥 크루즈가 가세했다.
그렇지만 한화에도 위험 요소는 분명히 있다. 겉으론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 마운드가 변수다.
우선 한화 주력 투수들의 나이가 많다는 점. 42세의 송진우는 이미 지난 시즌부터 노쇠 화가 두드러졌다. 문동환도 올해 나이 36세. 올 시즌도 16승을 거뒀던 지난 해 만큼의 성적을 거둘지 장담하기 힘들다. 38세의 마무리 구대성도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지만 체력 문제가 부담스럽다. 이번 전훈 기간 동안 구대성은 체력 훈련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지만 그만큼 걱정이 된다는 이야기. 한화 마운드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 한 살 더 먹은 올해, 얼마만큼의 활약을 펼쳐 주느냐에 따라 마운드의 성패가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용병 투수 세드릭 바워스도 불안하다. 일본 프로야구 경험이 있는 바워스는 지난 해 부상과 개인 문제로 1년간 야구를 쉬었던 것이 걸린다. 더군다나 전훈 초반 직구 스피드나 제구력 등 뭐하나 합격점을 받지 못해 코칭스텝의 애간장을 태웠다. 김인식 감독은 좀 더 두고 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팀의 용병 투수들에 비해 페이스가 늦은 건 사실이다.
류현진의 2년차 징크스 여부도 관건이다. 지난 해 워낙 뛰어난 성적을 거둬 부담이 큰데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 올 시즌 체력 문제도 변수다. 바뀐 스트라이크 존도 좌우를 폭 넓게 활용하던 류현진에게 결코 유리할 수 없다. 게다가 작년 그에게 크게 당했던 다른 팀들이 ‘류현진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류현진으로서는 올해 확실히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실제로 지난 해 포스트시즌에서의 부진이 체력 문제와 더불어 상대 팀들의 약점 공략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현상유지만으로는 더 이상 이름 앞에 ‘괴물투수’라는 닉네임을 달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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