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던 우즈, 8연속 우승 불발…‘황제킬러’ 오헌에 또 패배

  • 입력 2007년 2월 24일 10시 32분


거침없이 이어졌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미국남자프로골프(이하 PGA) 투어 우승행진이 마감됐다.

우즈는 24일 애리조나 투산 갤러리 골프장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16강전에서 ‘황제킬러’ 닉 오헌(호주)에 연장 접전 끝에 패배,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이로써 지난해 7월 열린 브리티쉬 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뷰익오픈, PGA 챔피언십, WGC-브릿지스톤 인비테이셔널, 도이체방크 챔피언십, WGC-어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십, 그리고 2007시즌 첫 출전했던 뷰익 인비테이셔널까지 이어진 우즈의 PGA 투어 우승행진은 7개 대회에서 멈춰서고 말았다.

우즈가 연속우승행진을 마감함에 따라 바이런 넬슨이 1945년 작성한 11연승은 당분간 깨어지기 힘든 기록으로 남게 됐다.

황제의 우승질주를 가로막은 것은 ‘황제킬러’ 닉 오헌이었다. 2년전에도 매치플레이에서 우즈를 제압한 바 있는 오헌은 이날 다시 한 번 승리를 거두면서 프로투어 매치 플레이에서 우즈를 2번 꺾은 최초의 선수가 됐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숨막히는 접전이었다. 먼저 리드를 잡은 선수는 오헌. 4번홀(파 4)에서 승리하며 1홀을 앞선 오헌은 5, 6, 7번홀에서도 우즈를 앞서며 4홀을 앞서갔다.

우즈에게도 4홀차는 따라잡기 힘든 스코어. 11홀밖에 남지 않아 승리는 오헌에게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황제의 저력은 대단했다. 8번홀(파 3) 승리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우즈는 11, 12번홀에서 연속 승리, 순식간에 1홀차로 따라 붙었다. 상승세를 탄 우즈는 15번홀에서 다시 버디를 낚아내며 마침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이 때만 하더라도 기적 같은 역전드라마가 펼쳐지는 듯했다. 우즈의 뒷심을 오헌이 막아내기 쉽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

하지만 오헌의 집중력은 황제의 뒷심을 능가했다. 17번홀에서 다시 승리해 1홀을 앞선 오헌은 마지막 18번홀을 내줘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으나, 연장전으로 펼쳐진 20번째홀에서 우즈를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경기 내내 이어진 흔들림 없는 샷이 20번째홀에서도 빛을 발한 것.

황제를 두 차례나 꺾은 오헌은 환호했고, 연속 우승행진을 마감한 우즈는 패배가 확정된 순간 고개를 숙였다.

오헌은 32강에서 최경주에 승리했던 헨릭 스텐손(스웨덴)과 4강 진출을 다툰다. 스텐손(8위)은 세계 랭킹 톱 10 선수 중 유일하게 8강에 올랐다.

한편 필 미켈슨을 제압한 저스틴 로즈, 디펜딩 챔피언 죠프 오길비, 유일하게 남은 미국선수 채드 캠벨도 8강 고지에 안착했다.

월드골프챔피언십 악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32강전 생생 화보

월드골프챔피언십 악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64강전 생생 화보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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