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첫金 보드”… 스노보드 대표팀 훈련 현장

  • 입력 2007년 1월 1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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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중국 창춘 동계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한국스노보드대표팀의 여자 선수 강지혜(부산스키협회)가 파이프 벽면을 타고 솟구쳐 오르는 점프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동계아시아경기 스노보드 부문에 국내 여자 선수가 출전하기는 이번이 처음. 홍천=신원건 기자
제6회 중국 창춘 동계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한국스노보드대표팀의 여자 선수 강지혜(부산스키협회)가 파이프 벽면을 타고 솟구쳐 오르는 점프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동계아시아경기 스노보드 부문에 국내 여자 선수가 출전하기는 이번이 처음. 홍천=신원건 기자
강원 홍천군 대명 비발디파크에서 훈련 중인 스노보드대표팀. 왼쪽부터 강지혜 이지연 김호준 선수와 김수철 코치. 홍천=신원건  기자
강원 홍천군 대명 비발디파크에서 훈련 중인 스노보드대표팀. 왼쪽부터 강지혜 이지연 김호준 선수와 김수철 코치. 홍천=신원건 기자
눈썹 아래까지 눌러 쓴 검은색 비니 모자, 골반에 걸쳐 있는 펑퍼짐한 바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댄스 음악에 맞춰 흔들거리는 몸. 겉으로만 보면 영락없는 ‘비보이(B-boy)’ ‘비걸(B-girl)’들이다. 공중으로 뛰어올라 화려한 회전 기술을 구사하는 이들은 탄성을 자아내는 것까지 영락없이 닮았다. 다만 다른 것은 이들의 무대가 눈 위라는 것.

○2003년 은메달이 유일… 김호준 등에 기대

17일 오전 10시경 강원 홍천군 비발디파크 하프파이프 코스. 28일 중국 창춘에서 열리는 제6회 동계아시아경기대회 출전을 앞두고 한국스노보드대표팀 선수들의 훈련이 한창이다.

남녀 4명씩 총 8명의 스노보드 대표선수 중 막내인 김호준(17·강원체고 1년)이 그룹 ‘동방신기’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파이프 꼭대기에 올라섰다. 여드름투성이의 고교생이지만 실력만큼은 스노보드 국내 ‘최고수’.

“방학인데 놀러 가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보드보다 재밌는 놀이는 아직 못 찾았다”고 밝힌 그는 깎아지른 가파른 눈 벽을 타고 아래로 사라졌다. 코스 중앙을 가로지른 그는 벽을 타고 내려온 탄력을 이용해 반대편 벽을 오른 뒤 그대로 공중으로 솟구친다. 160m 길이의 코스를 내려오면서 그는 왼쪽에서 3차례, 오른쪽에서 3차례 모두 6차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코스 위에서 대표팀 ‘누나’ 강지혜(부산스키협회)가 김호준의 모습을 보고 “잘한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올해 서른인 강지혜는 나이 어린 호준이가 부럽다. “전 21세에 보드를 시작했으니 많이 늦었죠.”

동계아시아경기에 스노보드 종목이 생긴 것은 1999년 제4회 강원 대회 때부터. 한국은 이때부터 스노보드 종목에 선수가 참가했지만 여자 선수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자도 선수층이 두터운 것은 아니지만 여자는 더욱 얇다.

국내 선수가 스노보드에서 메달을 딴 것은 2003년 아오모리 대회 때 지명곤이 스노보드 슬라럼(회전) 경기에서 딴 은메달이 유일하다. 이번 대회에는 슬라럼 경기 대신 하프파이프 종목만 있다. 슬라럼이 속도를 겨루는 경기라면 하프파이프는 고난도 점프 연기를 겨루는 것.

○하루 6시간 눈에서 뒹군 뒤 체력 단련 따로

대표팀에서 가장 어린 김호준은 한국 스노보드의 ‘미래’다. 4세 때 스키를 시작해 8세 때 스노보드로 바꾼 그는 남보다 빨리 시작한 만큼 성장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다. 김호준은 “언젠가 스노보드 세계 최고수인 미국의 숀 화이트처럼 ‘1080(공중 3회전)’을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눈 위에서의 훈련을 마쳤지만 아직 하루는 끝나지 않았다. 숙소에서 비디오 기술 분석과 체력 훈련이 남아 있다. 그래도 선수들은 마냥 즐겁다. 자신의 실력을 키우기 위한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팀의 김수철(30) 코치는 “국내 남자 선수들의 기술은 아시아 정상급이다. 이번 대회에 잘하면 금메달도 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천=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유대근(서강대 국문학과 4학년) 허권범(한국외국어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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