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첫 개인 실전훈련 돌입…세계선수권 포기할 수도

  • 입력 2007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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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신동’ 박태환이 3일 도하 아시아경기 출전 이후 26일 만에 개인훈련에 돌입했다. 박태환은 이날 박석기 전 국가대표 감독의 지도 아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너스빌 스포츠센터에서 실전 훈련을 했다. 김미옥  기자
‘수영 신동’ 박태환이 3일 도하 아시아경기 출전 이후 26일 만에 개인훈련에 돌입했다. 박태환은 이날 박석기 전 국가대표 감독의 지도 아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너스빌 스포츠센터에서 실전 훈련을 했다. 김미옥 기자
“체중부터 늘려라.”

‘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18·경기고)의 수영 지도를 새로 맡은 박석기(55) 전 국가대표 감독이 던진 첫마디다.

박태환은 지난해 도하 아시아경기 7종목에 출전하는 강행군으로 체중이 8kg이나 빠졌다. 키 181cm에 71kg의 다부진 체격이던 그는 자유형 1500m 결선에서 우승한 뒤 30분도 안 돼 혼계영 400m에 출전하며 체중이 63kg까지 내려갔다. 현재는 5kg을 불려 68kg인 상태.

2일 밤 박 감독과 박태환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삼성동까지 단둘이서 30여 분을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솔직히 지금 몸 상태가 0%에서 100% 중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느냐”는 박 감독의 질문에 박태환은 “0%요”라고 대답했다. 도하에서 워낙 ‘진’을 뺀 까닭에 지금까지 식욕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과거에는 일식집에서 초밥 50접시를 단숨에 비우던 그였다.

“설마 했는데 정말 큰일입니다.” 박 감독은 당장 박태환의 어머니 유성미(50) 씨에게 고단백 식단을 부탁했다. 먼저 체중을 회복한 뒤 근육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

박태환은 3일 오후 박 감독의 지도하에 삼성동 위너스빌 스포츠센터에서 2시간 동안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뒤 아시아경기 출전 이후 26일 만에 풀에 들어가 실전 훈련을 했다. “워낙 재능 있는 선수라 영법이 흐트러지지는 않았지만 제 실력을 발휘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는 게 박 감독의 얘기다.

3월 25일 자유형 400m를 시작으로 4월 1일 자유형 1500m까지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까지 남은 기간은 불과 80여 일.

박 감독은 “무리한 훈련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강행하기보다는 소탐대실하지 않는 차원에서 출전 포기도 고려 사항이다. 하지만 박태환의 의지가 워낙 강해 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이날 오후 8시 3분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개인 훈련하기로) 솔직히 제가 결정한 것입니다. 세계선수권을 뛰든지 올림픽을 뛰든지 국민의 기대를 만족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실망은 안 시켜 드리겠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할 거고요”라는 다짐의 글을 남겼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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