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판정 男핸드볼 재경기?… 카타르 관계자, 불공정 인정

  • 입력 2006년 12월 13일 03시 01분


재경기가 열려 한국 남자핸드볼이 6연패를 달성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날까?

12일 카타르 도하 알가라파 인도어홀에서 열린 2006 도하 아시아경기 한국과 홈팀 카타르의 준결승전은 한마디로 ‘편파 판정’에 한국팀이 무참하게 당한 경기였다. 스코어는 28-40.

주최국으로서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느꼈기 때문일까? 경기가 끝난 뒤 카타르 핸드볼협회 부회장과 감독 등 관계자들이 한국 선수단을 방문했다. 협회 관계자들은 이 경기의 심판 판정이 불공정했다는 것을 자인했다. 또 이들은 카타르 정부도 이 경기의 결과로 인해 한국과 카타르 간의 우정에 금이 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고 전했다.

카타르 핸드볼협회는 준결승의 재경기 수용의사를 밝혀 한국선수단과 함께 재경기를 요구하는 서한을 아시아핸드볼협회에 함께 보내기로 했다. 물론 결정권은 아시아핸드볼협회가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으로서는 실낱같은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경기는 한마디로 어불성설이었다.

경기 시작 30초 만에 이태영이 왼쪽 측면에서 골을 넣었으나 라인을 밟았다며 무효처리했고 이어진 속공 기회에서는 백원철의 오버스텝을 선언했다. 전반 4분 윤경신의 속공 기회에서도 곧바로 오버스텝을 선언했고 윤경신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자 2분간 퇴장시키기도 했다.

게다가 한국 선수들이 상대에게 조금만 신체 접촉을 하면 턴오버(공격권이 넘어가는 것)를 선언하는 바람에 한국은 중거리슛밖에 던질 수 없었다. 이날 한국의 2분 퇴장은 10개였고 카타르는 3개.

골게터 윤경신은 경기 직후 “지금까지 핸드볼을 해 온 게 창피하다”며 “오늘 같은 경기는 10명이 싸워도 안 된다. 핸드볼의 신(神)이 와도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상대와 닿기만 해도 2분 퇴장을 주는데 13m 뒤에서 중거리슛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경기 전 편파판정으로 인한 실점을 10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오늘의 편파판정은 실점 10점 정도가 아니라 100점 정도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 측은 이날 경기에 배정된 쿠웨이트 출신 심판 알리 압둘 후세인과 사미 칼라프가 편파판정을 일삼았다고 항변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도하=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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