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호 '찜찜한 8강'

  • 입력 2006년 12월 6일 15시 59분


'3-0, 2-0, 1-0….'

8강에 올랐지만 후련하진 못했다. 핌 베어벡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골을 먹지 않은 게 행운"이라고 안도의 한숨까지 내쉬었다.

한국축구대표팀(23세 이하)이 6일 카타르 도하 알 라얀 경기장에서 열린 도하 아시아경기 남자 축구 B조 리그 최종전에서 답답한 경기를 벌이다 오범석(포항 스틸러스)의 결승골 덕택에 바레인을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3연승을 기록해 조 1위로 8강에 올라 F조의 1위가 유력시 되는 북한(1승1무) 또는 일본(2승)과 10일 맞붙게 됐다.

약체 방글라데시(3-0 승), 베트남(2-0 승) 전에 보여줬듯 골 결정력이 문제였다. 바레인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7위로 한국(51위)보다는 한 수 아래.

한국은 박주영(FC 서울)을 원톱에, 염기훈(전북 현대모터스)과 이천수(울산 현대)를 좌우 날개에 포진시키고 김두현(성남 일화)을 공격형 미드필더, 이호(제니트)와 오장은(대구 FC)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시켜 다득점을 노렸지만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후반 날린 슈팅이 6개였고 유효슈팅도 단 2개.

조원희(수원) 대신 이날 선발로 나온 오범석은 후반 12분 김두현이 아크 정면에서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으로 볼을 밀어주자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왼발 슛을 날렸다. 볼은 미사일처럼 25m를 날아가 바레인 골키퍼가 꼼짝할 수 없는 네트 오른쪽 상단에 그림같이 꽂혔다.

오범석은 2003년 K리그에 입문해 올해까지 네 시즌에 93경기를 뛰었지만 국가대표로서 존재는 미미했다. 하지만 오범석은 포항의 지원을 받아 브라질 유학을 다녀왔고 수비수는 물론 미드필드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의 자질을 갖추고 있던 유망주. 이날 감춰진 잠재력을 발휘 한 것이다. 오범석의 아버지는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을 지냈고 실업축구연맹 사무국장도 맡았었던 오세권 씨.

한편 '골잡이' 박주영은 경고 2회 누적으로 8강전에 나갈 수 없게 돼 그렇지 않아도 좋지 않은 골 결정력에 구멍이 생기게 됐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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