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원정길 ‘베어벡 호’, 시작부터 험난하다

  • 입력 2006년 11월 14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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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원정길에 나선 한국축구대표팀 '베어벡 호(號)'. 하지만 시작부터 험난하다.

대표 선수 차출 문제로 프로 구단들과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 우여곡절 끝에 13일 밤 출국한 한국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9시(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경기장에서 이란과 2007아시안컵 최종예선 B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과 이란은 이미 아시안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기 때문에 이 경기는 조 1위를 결정하는 자존심 싸움의 장이다.

한국과 이란은 나란히 3승2무(승점 11)이지만 골득실에서 한국(15득점, 3실점)이 이란(10득점, 2실점)을 앞서 조 1위를 지키고 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3일 이란 출국 8시간 전에야 원정명단 20명을 확정했으며 2006 도하 아시아경기 대표팀 위주로 멤버를 짠 뒤 채 5일도 안되는 짧은 조직훈련만 한 상태. 반면 이란은 해외파를 총 동원한 최강전력이다.

베어벡 감독은 19일 K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르게 될 수원 삼성과 성남 일화 소속 선수들을 차출해 이란 원정에 나서는 것으로 양 구단과 일부 축구팬들로부터 비난도 받고 있다.

성남 김학범 감독은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인 경기 때문에 챔피언결정전에 나갈 선수들을 빼 갈 수 있느냐"고 항변했지만 베어벡 감독에겐 결코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이 아닌 것이다. 그는 아시안컵 이란 원정을 도하 아시아경기에 대비한 전지훈련의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번 20명의 선수 가운데 15명이 아시아경기 대표팀 선수다.

베어벡 감독은 이란전에서 4-3-3 전술을 기본으로 나설 태세다.

정조국(FC 서울)을 원톱으로 좌우에 최성국(울산 현대)과 이종민(울산) 또는 염기훈(전북 현대)을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또 프로축구 플레이오프전을 치른 수원 및 성남 선수들의 체력 문제를 감안해 이천수(울산)와 김정우(나고야 그램퍼스)와 이호(제니트)를 미드필드에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 김두현(성남)은 상황에 따라 조커로 기용할 공산이 큰다.

포백 수비는 김동진(제니트)-김진규(주빌로 이와타)를 중앙 수비수에 배치하고 좌우 풀백에 김치곤(서울)과 오범석(포항)을 가동할 가능성이 높다. 골키퍼는 김영광(전남)이 지킬 전망이다. 과연 베어벡 감독이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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