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낙엽’… 승승장구 北女축구, 중국마저 5-0 대파

  • 입력 2006년 9월 5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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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작지만 우리 팀은 강팀이다. 누구든 이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4일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러시아 모스크바 로코모티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6 세계여자청소년(20세 이하)축구선수권대회 북한-중국의 결승전.

이날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하며 북한이 5-0의 대승을 거두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낸 북한의 골잡이 김성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가 강팀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여자청소년축구대표팀이 첫 출전한 세계여자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북한은 조별리그부터 독일 스위스 멕시코 등 강적들을 격파한 뒤 프랑스 브라질 등을 잇달아 꺾고 결승에 올라 돌풍의 팀으로 떠올랐다.

북한 팀은 결승전에서도 우승 후보였던 중국을 맞아 이 대회 결승전 사상 가장 큰 점수차인 5골 차의 대승을 거뒀다. 북한은 이 대회 6경기 중 18골을 넣고 1골만 내주는 막강한 전력을 과시했다. 북한은 가장 깨끗한 경기를 펼친 팀에 주어지는 페어플레이상도 받았다.

300여 명의 북한 팬이 자리를 뜨지 않고 ‘강성대국’을 연호하는 가운데 북한은 초반부터 경기를 압도했다.

북한은 전반 29분 조윤미가 페널티지역에서 정교한 드리블로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첫 골을 넣었다. 이어 김성희가 전반 39분과 인저리타임에 잇달아 추가골을 넣었다.

김성희는 후반 7분에도 북한의 중거리슛이 골키퍼의 손을 맞고 튕겨 나오자 이를 다시 차 넣었다. 북한은 후반 11분 길선희가 코너킥을 골로 직접 연결해 5번째 골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서 5득점 1도움을 기록한 김성희는 ‘실버슈’를 받았다. 중국의 마샤오슈가 5득점 2도움으로 골든슈(득점상)를 받았다. 득점이 같을 경우 도움이 많은 선수가 득점상을 받는다. 중국의 ‘간판스타’ 마샤오슈는 이날 후반전부터 투입됐으나 득점하지 못했다. 마샤오슈는 기자단 투표로 정해진 대회 최우수선수(MVP)상인 골든볼도 차지했다.

북한의 최광석 감독은 “우리의 참모습을 보여 줘 너무 기쁘고 응원단에 감사한다. 우리에게는 재능 있는 선수가 많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우리가 더 많은 선수를 발굴해 실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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