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가 밉다”…미셸, 브리티시女오픈 올 최악 26위

  • 입력 2006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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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장타나 낮은 탄도의 샷에 대한 책은 충분히 읽은 것 같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벙커 탈출 요령에 대한 책까지 쓸 필요는 없지 않았나.’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는 2006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출전한 ‘골프 천재 소녀’ 미셸 위(17)가 벙커에 빠져 고전한 데 대해 이런 평가를 내렸다.

특히 그는 7일 영국 블랙풀의 로열 리덤&세인트앤스GC(파72)에서 끝난 4라운드에서 번번이 벙커에 발목이 잡혀 공동 26위(최종 합계 6오버파 294타)에 그쳤다.

그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5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올 시즌 7개 대회 만에 처음이며 2004년 에비앙마스터스(공동 33위) 이후 최악의 성적.

9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했고 15번홀(파5)에서는 두 차례나 벙커에 공이 빠지며 트리플 보기. 18번홀(파4)에서도 두 차례 벙커와 씨름하며 보기.

미셸 위가 200개 가까이 되는 많은 벙커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된 데는 샷의 정확도가 떨어졌기 때문.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96야드에 이르렀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은 57%에 불과했고 그린 적중률은 65%. 파3 홀에서 5타를 잃은 그는 장타를 앞세워 타수를 줄여야 될 파5 홀에서도 오히려 1타를 잃었다.

미셸 위는 “벙커를 메워 버리고 싶었지만 정말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미셸 위가 태어나기도 전인 1986년 프로에 데뷔한 44세의 노장 셰리 스테인하워(미국)는 철저하게 페어웨이와 그린을 지키는 전략으로 48개 홀 연속 보기를 하지 않은 데 힘입어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정상에 올랐다. 대회 최고령이자 LPGA 사상 두 번째 최고령 메이저 우승자가 된 스테인하워는 1998년과 1999년에도 이 대회 우승컵을 안았으나 당시에는 메이저 대회가 아니어서 이번 우승의 의미가 각별했다. 1992년 듀모리에 클래식 이후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 우승 상금은 30만5440달러(약 2억9400만 원).

한국 선수 가운데는 한희원(휠라코리아)과 김주미(하이트)가 공동 10위(2오버파 290타)로 톱10에 든 데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챔피언 장정(기업은행)과 안니카 소렌스탐은 공동 26위(6오버파 294타).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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