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주저앉지 않을거야…미셸,에비앙 4R 2타 앞서다 역전패

  • 입력 2006년 7월 3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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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 ‘클러치’란 단어는 흔히 승부의 중요한 순간을 의미한다.

각 종목에서 ‘황제’라 불리는 대스타들은 이런 고비를 넘기는 능력을 지녔다. 농구라면 경기 막판 동점 상황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슛을 터뜨리고 야구에서는 결승타를 날린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한 경기 3홈런을 때린 레지 잭슨, 미국프로농구에서 6차례나 파이널 최우수선수에 뽑힌 마이클 조든 등은 최고 ‘해결사’로 이름을 날렸다.

골프에서는 타이거 우즈(미국)가 대표적이다. 최근 브리티시오픈을 비롯해 우승 기회를 잡으면 좀처럼 역전당하는 법이 없다. 승부 홀에서 결정적인 퍼트로 경쟁자들의 추격 의지를 꺾어 버린다.

‘골프 천재 소녀’ 미셸 위(17)는 이런 경지에 오르기에는 여전히 뭔가 부족한 듯하다.

그는 30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마스터스GC(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에비앙마스터스에서 공동 2위에 머물렀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와 동타를 이루며 캐리 웹(호주)에게 1타 뒤졌다. LPGA 사상 최연소이자 첫 승을 노렸으나 2년 연속 아쉬운 준우승. 올해 들어 출전한 6개 대회에서 모두 5위 이내의 성적을 내면서도 정작 우승을 못해 ‘2%’ 부족한 모습을 이번에도 드러냈다.

미셸 위는 11번홀에서 2타차 단독 선두에 나섰지만 13번홀(파4)에서 티샷과 세컨드샷을 잇달아 벙커에 빠뜨리며 보기를 해 웹, 데이비스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우승컵을 향한 진정한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미셸 위는 이렇다 할 ‘클러치샷’을 보여 주지 못했고 결국 최후의 승자는 웹이었다. 웹은 14번홀(파3) 버디로 단독 선두에 나선 뒤 17번홀(파3)에서 다시 6m 내리막 슬라이스 라인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2타차 공동 2위로 18번홀(파5)에 나선 미셸 위는 300야드 넘게 드라이버샷을 한 뒤 이글을 노린 회심의 세컨드샷이 벙커에 빠져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비거리가 너무 난다며 자신을 ‘헐크’에 비유한 미셸 위는 이 대회 파5홀에서 9타를 줄였지만 파3홀에서는 보기만 3개 했다. 반면 웹은 파3홀에서 4타를 줄였고 파5홀에서도 11타나 줄이며 파워와 정교함을 겸비해 대조를 보였다.

올 시즌 처음으로 3승을 차지한 웹은 45만 달러의 우승 상금을 챙겨 시즌 상금 랭킹 1위가 됐다. 2개 대회 연속 우승과 시즌 3승을 노렸던 김미현(KTF)은 4위(14언더파)를 했고 박세리(CJ)는 6위(12언더파)에 그쳤다.

에비앙마스터스 최종 성적
순위선수스코어
캐리 웹-16272(67-68-69-68)
미셸 위-15273(69-66-70-68)
로라 데이비스273(68-71-67-67)
김미현-14274(66-71-71-66)
로레나 오초아-13275(66-69-73-67)
박세리-12276(68-68-70-70)
장정-9279(71-69-68-71)
김영-4284(73-72-69-70)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목 뻣뻣 컨디션 안좋아… 4R 경기내용 만족”▼

미셸 위는 에비앙마스터스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하며 일반 미국LPGA투어 우승 상금보다 많은 25만5333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올 시즌 시드가 없어 6개 대회에만 출전했지만 상금 합계는 70만 달러를 돌파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돌이켜 보면 오늘보다 더 잘 칠 수 없었을 것 같다. 모든 샷이 내가 원하는 대로 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2년 연속 준우승에 대한 아쉬움에 대해서는 “점점 나아지고 있으며 일관된 플레이를 했다. 우승에 아주 가깝게 다가선 느낌”이라고 말했다.

잠을 잘 못자 목이 뻣뻣해 컨디션이 나빴다는 그는 “캐리 웹, 로라 데이비스처럼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과 챔피언 조에서 맞대결을 벌이며 많이 배웠다. 11번홀에서 2타차 단독 선두가 돼 흥분했지만 홀이 많이 남아 있어 큰 의미는 두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프로 데뷔 후 첫 승에 목마른 미셸 위는 다음 달 3일 개막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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