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랑스 무승부]지성이면 감천…비겼지만 이겼다

  • 입력 2006년 6월 19일 0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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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의 붉은 함성태극전사의 승리를 기원하는 응원 물결은 밤새도록 광화문을 붉게 물들였다. 6만여 시민들이 세종로 사거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어느덧 하늘이 밝아오고 있다. 신원건 기자
여명의 붉은 함성
태극전사의 승리를 기원하는 응원 물결은 밤새도록 광화문을 붉게 물들였다. 6만여 시민들이 세종로 사거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어느덧 하늘이 밝아오고 있다. 신원건 기자
지단-김남일 머리싸움한국의 김남일이 19일 라이프치히 첸트랄슈타디온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G조 2차전 경기에서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과 종중볼을 다투고 있다. 라이프치히=연합뉴스
지단-김남일 머리싸움
한국의 김남일이 19일 라이프치히 첸트랄슈타디온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G조 2차전 경기에서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과 종중볼을 다투고 있다. 라이프치히=연합뉴스
역시 박지성이었다.

한국이 후반 36분 박지성의 극적인 골로 거함 프랑스와 무승부를 이뤘다.

한국은 19일 라이프치히 첸트랄슈타디온에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G조 프랑스와의 2차전에서 전반 9분 티에리 앙리에게 선제골을 빼앗겼으나 후반 36분 박지성이 천금의 동점골을 터뜨려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1승1무(승점 4)를 기록해 조 1위를 지키며 16강 진출에 한 발짝 다가섰다. 프랑스는 2무.

한국은 24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스위스와의 3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을 확정짓게 됐다.

전반을 무기력한 플레이 끝에 두진 한국은 후반 들어 적극적인 플레이로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다.

후반 수비형 미드필더 이을용을 빼고 공격수 설기현을 투입하면서 한국의 공격력은 살아났다. 선제골을 넣은 뒤 지키는 경기로 일관했던 프랑스는 박지성과 조재진 이천수 설기현이 펼치는 파상공세에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후반 27분 이천수를 빼고 ‘조커’ 안정환까지 투입해 파상공세를 펼쳤다.

결국 한국은 후반 36분 설기현의 센터링을 조재진이 머리로 밀어주자 박지성이 골문으로 쇄도하며 천금의 동점골을 뽑아냈다.

태극전사들이 과감한 플레이로 강호 프랑스를 상대로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내자 첸트랄 슈타디온을 찾은 약 2만여 ‘붉은 악마’는 스탠드 곳곳에서 함성과 갈채를 쏟아냈다.

한국은 프랑스와 3번 대결에 2패를 했었다.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0-5, 2002 한일 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 2-3으로 졌던 한국이 이날 프랑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친 것이다.

한국은 경기 초반 지나치게 수비 지향적으로 나왔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앙리를 잡아야만 최소한 비기는 경기를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왼쪽 수비수 이영표를 오른쪽으로 옮기는 변칙을 감행했다. 스피드와 개인기가 좋은 앙리를 아직 몸이 완전하지 못한 송종국이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판단. 그래서 프리미어리그에서 앙리를 상대해봤던 이영표를 앙리가 잘 다니는 오른쪽 동선에 투입한 것이다. 이영표의 자리엔 경고 누적으로 토고 경기에 뛰지 못했던 김동진을 내세웠다.

한국은 너무 빨리 쉽게 선제골을 내줘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전반 9분 실뱅 윌토르를 중원에서 막지 못해 앙리에게 선제골이 내줬다. 미드필드에서 윌토르가 볼을 잡고 슛한 게 김남일의 발을 맞고 골문 안으로 파고들던 앙리에게 연결됐고 앙리는 아주 여유 있게 골로 연결했다.

선제골을 빼앗긴 뒤 한국은 다소 당황한 플레이를 펼쳤다. 이호와 김동진이 루다를 강하게 태클하다 경고를 받는 등 위험한 장면도 나왔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 들어 특유의 미드필드부터 강력한 압박을 바탕으로 프랑스 공격을 잘 막아내며 서서히 공격을 전재했고 결국 동점골을 엮어냈다.

라이프치히=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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