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8850m 정상”…박영석원정대 세계최고봉 등정 성공

  • 입력 2006년 5월 12일 03시 01분


코멘트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에 13년 만에 다시 선 박영석 씨가 동아일보 사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 에베레스트=전 창  기자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에 13년 만에 다시 선 박영석 씨가 동아일보 사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 에베레스트=전 창 기자
《“나의 도전을 보고 삶의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에베레스트 횡단에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히말라야의 철인’ 박영석(43·골드윈코리아 이사·동국대 산악부 OB) 씨가 11일 오후 2시 50분 북릉과 동북릉을 통해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해발 8850m)에 우뚝 섰다. 1993년 아시아 최초로 무산소 등정한 이래 무려 13년 만의 정상 재등정이다. 이날 정상을 밟음으로써 박 씨는 세계 최초의 단일팀 에베레스트 횡단 목표에서 일단 절반은 성공했다.》

박 씨는 1시간 동안 정상에 머문 뒤 셰르파인 세랍장부(37) 씨와 단둘이 루트 개척이 전혀 안 된 네팔 쪽 동남릉으로 넘어갔다. 박 씨는 12일 새벽까지 해발 8000m 사우스콜까지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손과 발가락을 동상으로 잃을 수 있는 체감온도 40도 이하의 고소에서 텐트 없이 지내는 비박을 감당해야 한다.

박 씨의 횡단 성공 여부는 12일 오후 다른 원정대들이 네팔 쪽에 구축해 놓은 캠프1(해발 6000m)까지의 진출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박 씨가 등반대장을 맡은 에베레스트 횡단 원정대(후원 동아일보 LIG손해보험 노스페이스 동국대)는 4월 10일 중국 티베트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100m)에 입성한 뒤 원정에 나선 세계 각국의 20개 팀 중 가장 먼저 루트 개척에 성공해 이날 정상 공격에 나설 수 있었다. 박 씨를 비롯한 5명의 원정대원과 4명의 셰르파는 11일 오전 3시 45분 해발 8300m 최종캠프를 출발했다. 영하 30도의 추위에 초속 12m의 강풍이 몰아쳤지만 철저히 준비한 대원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최종캠프에서 11∼12시간 걸리는 게 일반적인 운행 속도이지만 히말라야 8000m급 고봉의 정상을 7개째 오르는 오희준(36·노스페이스 알파인팀) 등반 부대장과 8000m급 8봉 등정자인 세랍장부 씨는 9시간 5분 만인 낮 12시 50분경 정상에 도착했다.

박 씨는 히말라야 고산 초행길인 이형모(27·관동대 산악부 OB) 대원을 보살피느라 11시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박 씨는 원정 출발 전 만난 희귀병을 앓고 있는 24명의 어린이가 소망을 적은 깃발을 정상에 묻었다. 박 씨는 “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는 물론 부모님들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 세계에서 16번째로 지구 3극점(남극점, 북극점, 에베레스트) 도달에 성공한 오 부대장과 이형모 대원, 중도에서 등정을 포기한 오영훈 김영미 대원 등은 8300m 최종캠프로 안전하게 귀환하는 데 성공했다.

박 씨와 세랍장부 씨는 네팔 쪽 베이스캠프를 거쳐 루클라에서 항공편으로 카트만두에 들어갈 예정이고 나머지 대원들은 장무에서 네팔 국경을 넘는다.

원정대는 박 씨의 귀환 여부가 알려지는 12일부터 캠프 철수를 시작해 17일 네팔로 넘어와 20일경 귀국할 예정이다.

에베레스트=전 창 기자 je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