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주 200잔 돌릴래요”
2003년 베니스 비엔날레(2년마다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리는 국제미술전람회)에서 란제리를 입고 바이올린을 켜는 퍼포먼스를 펼친 이래 국내외의 주목을 받아 온 팝 아티스트 낸시 랭(27). 미술과 대중의 소통을 주장하며 바에서 술과 음악을 곁들인 파티와 함께 작품을 전시하는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진행해 온 그는 2006 독일 월드컵 기간에 펼칠 독특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그는 7월 초 ‘낸시 랭이 주최하는 영아티스트들을 위한 자선 기부 파티’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 계획이다. 이 행사에는 35세 이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학력 제한이 없고 미대 출신이 아니더라도 참여할 수 있다. 여기서 나온 수익금으로 신진작가를 지원한다. 금기의 숫자라고 여겨진 ‘13’에도 개의치 않는다며 13명의 작가를 뽑아 그들의 첫 개인전을 열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이다.
“그때는 월드컵 기간입니다. 제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월드컵 복장으로 다양한 팀도 응원하고 자연스럽게 월드컵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낸시 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길거리 응원에 나서 주변 사람들의 얼굴에 다양한 무늬의 페인팅을 해 주었다. “처음에는 축구선수 중 누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였지만 전체적으로 워낙 월드컵 열기가 강해서 분위기에 빠져 들었습니다.”
● “나는 깜찍하고 섹시한 고양이”
그는 200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초청받지 못했다. 불청객으로 불쑥 찾아가 그 같은 퍼포먼스를 했다. 불청객으로서의 존재로 이루지 못한 꿈을 표현한 것이다. 그가 속옷만 입은 것은 그만큼 솔직한 희망을 뜻한 것으로 바이올리니스트가 되려다 좌절한 개인적 경험을 표현한 것이라고.
그는 자신을 표현해 달라고 하자 “큐티(깜찍하고), 섹시, 키티(고양이), 낸시”라고 했다. 끝에 애교 섞인 “냐우∼(고양이 울음소리)”도 덧붙였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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