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프로농구 퍼펙트 챔프 삼성의 ‘뒷담화’

  • 입력 2006년 4월 27일 03시 03분


“뛰고 싶지 않습니다”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경기 종반에 벤치에서 안준호 감독(오른쪽)의 출전 권유를 사양하고 있는 서장훈. 사진 제공 KBL
“뛰고 싶지 않습니다”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경기 종반에 벤치에서 안준호 감독(오른쪽)의 출전 권유를 사양하고 있는 서장훈. 사진 제공 KBL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올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에 등극한 삼성. 5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기까지 감춰진 사연도 많았다.

○ 달변/화술전문가에 특별지도 받아

안준호 감독은 포스트시즌 들어 화려한 언변으로 주목받았다. “5년을 굶주렸다”, “늪에서 나를 돌아봤다”, “모두가 MVP다”…. 이런 말잔치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정규리그 때 아나운서 출신의 스피치 전문가에게 화술과 시선처리 등에 대해 두 차례 지도를 받은 것. 3∼4시간짜리 강의 한 번에 300만 원(구단 지원) 정도 들었지만 호평을 감안하면 본전은 뽑은 셈.

○ 침묵/“차라리 날 그냥 내버려 둬요”

삼성 서장훈은 25일 밤 우승 뒤풀이에서 입을 다문 채 통음한 뒤 자리를 옮겨 26일 새벽까지 술잔을 기울였다. 오래도록 기다린 우승이었으나 정작 자신은 챔프전에서 모비스의 집중 수비에 막혀 별로 한 게 없었기에 속이 상해서였다. 특히 4차전에서는 15분을 뛰고 무득점. 승부가 결정된 경기 막판 안 감독은 벤치에 있던 서장훈에게 뛸 의사를 물었지만 사양했다. 감독으로서 우승 순간 간판스타를 코트에 있게 하고 싶은 배려로 비쳤으나 오히려 자존심만 더 상하게 했다. 차라리 서장훈을 그냥 놔뒀더라면….

○ 인연/안준호 서장훈의 별난 만남

안 감독은 SK 감독 시절 서장훈과 호흡을 맞췄으나 결과는 나빴다. 1998∼1999시즌 6경기 만에 성적부진으로 경질된 것. 그 후 안 감독은 삼성 코치로 있던 2002년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서장훈의 영입에 온갖 공을 들여 성공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실패를 맛보며 삼성을 떠났다 2004년 삼성 사령탑을 맡아 서장훈과 재회했다.

안 감독은 올 시즌 묵묵히 골밑을 지킨 서장훈을 앞세워 헹가래를 받았다. 영욕을 함께한 사이. 과연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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