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삼성맨 vs 기아맨… 감독들의 ‘마지막 승부’

  • 입력 2006년 3월 30일 03시 04분


《올 시즌 프로농구 플레이오프는 기아와 삼성의 대결? 1983년에 시작된 농구대잔치는 실업과 대학을 망라해 아마추어 농구 최강자를 가렸던 무대. 출범 초기 재계 라이벌 현대와 우승을 나눠 갖던 삼성전자는 1986년 창단한 기아가 1988∼89년부터 1995∼96년 시즌까지 한 차례를 제외하고 우승컵을 독식하는 바람에 ‘농구 지존’의 자리를 내준 아픈 추억이 있다. 당시 두 팀의 맞대결은 26승 10패로 기아의 절대 우세. 세월이 흘러 2006년. 당시 선수로, 프런트로 활약했던 이들이 프로농구 사령탑으로 다시 코트에서 만난다. 31일부터 시작되는 올 시즌 플레이오프 6강 감독의 출신 팀은 절묘하게도 기아와 삼성으로 양분돼 있다.》

정규리그 1위 모비스 유재학(43) 감독은 1988년 농구대잔치에서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며 소속팀 기아의 첫 우승을 이뤄냈다.

2위 삼성의 안준호(50) 감독은 1979∼86년 삼성전자에서 활약하며 챔피언 트로피를 안아 본 경험이 있다. 3위 동부 전창진(43) 감독은 1986∼87년에는 선수로, 이후에는 주무와 코칭스태프까지 맡았던 삼성맨 출신. 4위 KTF의 추일승(43) 감독은 1986∼97년 기아에서 선수와 주무로 활동했다.

5위 KCC의 허재(41) 감독은 설명이 필요 없는 기아 전성기의 주역. 6위 오리온스의 김진(45) 감독은 1984∼95년 삼성에서 명가드로 활약했다.


공교롭게도 플레이오프 1, 2회전에서는 같은 팀 출신끼리만 맞붙게 돼 챔피언 결정전에서 기아-삼성전자 출신의 대결은 불가피하다. 특히 모비스와 삼성이 만난다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기아(현 모비스)-삼성의 한판 승부가 펼쳐지는 셈이다.

20년 가까운 세월을 뛰어넘어 감독으로서 대결을 벌이게 된 기아맨과 삼성맨. 소속팀 우승이라는 지상과제를 눈앞에 둔 이들에게 과거가 뭐 그리 중요할까마는 1980년대 농구대잔치의 열기를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될 듯하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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