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배영수,등번호 맞교환…WBC 대표팀 소집 일정 확정

  • 입력 2006년 1월 4일 0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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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 네가 내 번호 달아라.”(이승엽)

25번 이승엽(롯데 마린스)과 36번 배영수(삼성)는 이렇게 탄생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일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대표팀의 등번호를 발표했다.

박찬호(샌디에이고)는 61번, 서재응(뉴욕 메츠)은 26번, 김병현(콜로라도)은 49번, 이종범(기아)은 9번, 이병규(LG)는 7번….

대부분의 선수가 소속팀에서 달던 등번호를 그대로 사용했다. 그러나 유독 이승엽과 배영수만 서로 등번호를 바꿔 달았다.

경북고 5년 선후배 사이인 둘은 평소 절친한 사이. 5년 선배인 이승엽은 배영수를 ‘깻잎’이란 별명으로 부르며 아끼고, 배영수 역시 이승엽을 친형처럼 따른다. 얼마나 친한지 둘은 요즘도 러닝과 캐치볼 등 훈련을 함께한다.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자신의 등번호에 애착을 갖고 있기 마련. 이승엽의 36번에 대한 애정 역시 대단하다. 이승엽은 1990년대 중반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왕으로 35번을 달았던 한화 장종훈(현재 은퇴)을 넘어서겠다는 각오로 1을 더해 36번을 배번으로 결정했다. 2004년부터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해서도 그의 등번호는 여전히 36번이었다.

그런 이승엽이 선뜻 자신의 등번호를 배영수와 바꾸자고 제안한 것. 새로운 마음으로 국가의 명예를 위해 함께 잘해 보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KBO는 이날 한국 대표팀의 A조 예선까지의 일정을 확정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대표팀은 2월 19일 일본 후쿠오카로 전지훈련을 떠나 손발을 맞춘 뒤 25일과 26일에는 롯데와 연습 경기를 갖는다. 상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27일 한 번 더 연습 경기를 갖고 후쿠오카 훈련을 마감한다.

28일 대회가 열리는 도쿄에 입성한 대표팀은 3월 1일 2005년 일본시리즈 챔피언인 롯데와 마지막 연습 경기를 치른다. 예선 첫 경기인 대만전은 3월 3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KBO는 또 이날 허리 부상으로 불참 의사를 밝힌 김한수(삼성)를 대신해 이범호(한화)를 대표팀에 포함시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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