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승마 우정호, 주정현에게 출전권 양보

  • 입력 2004년 8월 28일 03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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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쉽지만 선뜻 할 수 없는 게 양보. 더구나 지난 4년간 이역만리에서 흘린 땅방울이 결실을 볼 순간에 모든 것을 양보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2004 아테네 올림픽 승마 장애물비월 개인전에 참가한 한국 승마팀에서 ‘아름다운 양보’가 이뤄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개인전 결승 라운드를 앞둔 27일 승마팀 에이스 우정호(33·삼성전자)는 후배 주정현(30·삼성전자)에게 “나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라며 출전권을 양보했다.

개인전 결승 라운드는 한 나라에서 3명만 출전할 수 있다. 예선 1∼3라운드 성적을 합산해 매긴 순위는 황순원 33위, 우정호 43위, 손봉각 44위. 주정현은 51위로 네 선수 가운데 가장 처졌다.

이에 최명진 감독은 당연히 순서대로 출전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맏형 우정호가 “정현이가 나가야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며 출전권을 양보한 것. 우정호는 “지난 4년 동안 독일에서 함께 생활해 봤는데 정현이가 나보다 훨씬 낫다. 정현이가 타는 ‘엡슴 개스머리’의 컨디션도 내 말보다 더 좋아 일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영예를 마다하고 ‘대의’를 위해 희생한 우정호의 아름다운 양보. 장애물비월 단체전에서 사상 첫 세계 9위라는 쾌거에 이어 개인전에서도 알찬 결실을 볼 것을 기대해 본다.

개인전 결승 라운드는 예선 기록과 상관없이 1차에서 20명을 가려 2차 라운드에서 최종 순위를 가린다. 한국은 2차 라운드 진출이 목표다.

아테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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