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양태영 평행봉점수 현장확인 안했다

  • 입력 2004년 8월 26일 01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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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 사태로 물의를 빚고 있는 2004 아테네 올림픽 체조 남자개인종합 경기 당시 한국선수단이 스타트밸류(출발점수)가 잘못된 것을 모르는 결정적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한국이 금메달을 되찾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선수단은 25일 아테네의 팀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태의 전말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체조 대표팀의 이주형 코치는 “경기가 열린 19일

양태영이 평행봉 마지막 주자여서 경기 후 급하게 다음 종목인 철봉 경기장으로 이동하느라 전체 점수만 봤지 스타트밸류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이는 이 코치가 경기 다음 날 “(알았지만) 심판들의 판정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항의하지 않았다”고 한 말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국제체조연맹(FIG)은 “한국선수단이 평행봉경기가 끝난 뒤 바로 항의하지 않았으며 뒤늦은 항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시 한국선수단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금메달을 놓쳤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신박제 한국 선수단장은 “경기가 모두 끝났지만 이 코치가 시상식이 시작되기 전 복도로 걸어 나가던 평행봉 주심을 만나 항의를 했기 때문에 항의 시기는 적절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전날 신 단장을 만난 자리에서 “2개의 금메달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IOC는 그동안 FIG가 인정하면 공동 금메달을 수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는 폴 햄(미국)과 양태영 중 한 선수의 단독 금메달로 결론날 수밖에 없게 됐다.

신 단장은 “브루노 그란디 FIG 회장을 만나 다시 한번 판정의 부당성을 따져 금메달을 되찾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FIG는 판정 번복 불가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한국선수단은 또 변호사의 조언을 들어 곧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청을 제기할 방침이다. 경기를 모두 마친 체조선수단은 26일 귀국하지만 양태영은 소청에 대비해 아테네에 남았다.

아테네=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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