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04]바이킹 삼킨 ‘오렌지 물결’…네덜란드 4강행

  • 입력 2004년 6월 27일 18시 36분


그리스가 ‘이변의 돌풍’을 지속한 가운데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힘겹게 4강행을 결정지었다.

네덜란드는 27일 포르투갈 파루 알가르베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2004(제12회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바이킹 군단’ 스웨덴과의 8강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120분간의 혈투를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했다.

‘죽음의 조’인 D조에서 1위 체코에 이어 2위로 살아남아 8강에 올랐던 네덜란드는 이로써 지난 대회에 이어 다시 4강에 진출해 다음달 1일 리스본에서 개최국 포르투갈과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네덜란드는 자국에서 열린 유로2000 이탈리아와의 준결승을 포함해 그동안 이 대회에서 3번이나 승부차기에서 패했던 ‘악연’을 끊는 데 성공했다.

스웨덴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 2-2의 상황. 3번째 키커로 나선 스웨덴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실축한 반면 네덜란드는 미하엘 레이지헤르가 골망을 흔들어 균형이 깨졌다.

하지만 스웨덴 프레드리크 융베리가 골을 넣은 뒤 네덜란드 필리프 코쿠의 슛이 포스트를 맞고 나와 3-3 동점. 크리스티안 빌헬름손과 로이 마카이가 ‘장군멍군’을 불러 4-4인 상황에서 네덜란드는 장신(1m97) 골키퍼 반데르 사르가 스웨덴 6번째 키커인 올로프 멜베리의 킥을 막아냈고 아르옌 로벤이 스웨덴 골네트를 갈라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전날 열린 8강전에서 그리스는 지난 대회 챔피언인 우승후보 0순위 프랑스를 1-0으로 침몰시키는 최대의 파란을 일으키며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올랐다.

탄탄한 수비와 조직력을 바탕으로 프랑스의 예봉을 차단하고 역습을 노린 그리스는 후반 20분 주장인 테오도로스 자고라키스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센터링한 볼을 앙겔로스 카리스테아스가 헤딩슛, 결승골을 터뜨렸다.

1980년 대회 이후 24년 만에 본선에 출전한 그리스의 4강행은 2002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돌풍에 비견되는 최대의 이변. 상대 전적에서 1무5패로 절대 열세였던 그리스는 프랑스를 상대로 첫 승리를 낚았고, 프랑스는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 21게임 무패 행진을 마감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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