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LG 이승호 “고마운 폭우”

  • 입력 2004년 6월 22일 22시 35분


똑같이 굵은 빗줄기를 맞았지만 희비가 엇갈렸다.

LG 왼손투수 이승호는 22일 잠실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만 던지고도 완봉승을 거두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다. 5-0으로 앞선 6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폭우가 쏟아져 강우 콜드게임이 선언된 것.

95년 5월 13일 LG 오희주가 광주 해태전에서 기록한 뒤 9년여 만에 통산 7번째 강우 콜드 완봉승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이승호는 6이닝 동안 23타자를 맞아 2안타와 3볼넷에 삼진 5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잘 던져 시즌 두 번째 완봉승으로 7승째(6패)를 장식했다. 다승 공동2위.

반면 올 시즌 유난히 1점차 패배와 무승부가 많아 불운에 시달린 롯데는 18일 기아전에서 강우콜드게임으로 5-5 무승부를 기록한 데 이어 힘 한번 쓸 사이도 없이 무너졌다.

올 시즌 7승1패를 기록한 두산 선발 박명환은 문학 SK전에서 3회에만 6실점하면서 강판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역시 비가 거세지면서 3-6으로 뒤진 4회말 노게임이 선언되면서 패전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승호와 박명환이 단비를 맞은 반면 올 시즌 4승8패로 슬럼프에 빠진 현대 에이스 정민태는 차디찬 빗방울 속에 다시 한번 고개를 떨어뜨렸다. 수원 기아전에서 3회까지 1안타 4볼넷 무실점으로 잘 던졌고 현대는 2-0으로 앞서 승리를 추가하는 듯 했으나 비 때문에 노게임이 되면서 씁쓸하게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대구 한화전에서 11-2 완승을 이끌며 시즌 7연승(무패)이자 지난해부터 이어온 13연승 행진을 질주했다. 배영수는 5이닝 동안 4안타 2볼넷에 삼진을 8개나 낚으며 1실점으로 호투.

이날 노게임이 된 현대-기아전과 두산-SK전은 23일 오후 3시부터 연속경기로 치러진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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