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5월 17일 17시 3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14일 MBC X CANVAS 여자골프대회 1라운드에서 안시현(코오롱엘로드)의 의상을 본 사람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아닌 게 아니라 이날 안시현의 옷과 모자는 파격적이었다. 하얀 민소매 셔츠 안으로 속옷이 훤히 비쳐 상체의 윤곽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천을 졸라맨 스타일의 모자도 처음 선보이는 것이었다.
16일 우승 뒤 안시현은 “안 그래도 주위에서 난리가 났다. 인터넷에도 많이 떴다고 들었다. 친구들이 ‘너무 야하다. 다 보였다’고 하더라. 그래서 ‘볼 거 있으면 봐라, 봐’ 하고 웃었다”고 말했다.
3라운드에서 박세리(CJ)의 의상도 돋보였다. 박세리는 소매가 없는 오렌지색 상하의와 모자를 착용해 갤러리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속살 안 보였죠? 보일 듯 말 듯 했나요? 옷 촉감이 좋아 경기하기에 아주 편했어요”라며 웃었다.
![]() |
칠분바지와 미니스커트를 즐겨 입는 박지은(나이키골프)은 2라운드 때 빨간 스웨터에 하얀 미니스커트로 한껏 멋을 냈다.
이처럼 여자프로골퍼들의 패션은 갈수록 화려하고 파격적으로 가는 추세. 전에는 입기 편하면 그만이었지만 요즘은 다르다. 이는 치밀하고 세심한 패션전략에서 나오는 결과다.
박세리의 경우 한해 골프웨어에 들어가는 돈만 약 2억원. 전담 마케팅사인 ㈜세마의 디자인팀이 본인의 의견을 들어 디자인한 뒤 원단을 직접 골라 공장에 주문해 제작한다. 1년에 200벌 정도를 만들어 미국에 보내지만 박세리는 이 가운데 100벌 정도 선택한다. 언니인 유리씨가 미국에서 의상디자인 공부를 하기 때문에 옷 선택에 여간 까다롭지 않다.
㈜세마의 이성환 이사는 “처음엔 ‘아줌마 스타일에서 탈피하자’가 모토였는데 요샌 의상이 굉장히 세련됐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세리 옷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느냐’는 문의도 많이 온다. 박세리가 올가을쯤엔 자신만의 고유 브랜드를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안시현의 경우엔 소속사인 코오롱의 골프브랜드 엘로드 디자인실에서 의도적으로 파격적인 스타일을 개발한다.
엘로드 디자인실측은 “안시현 선수에게 패션웨어를 입혀보고 그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대회 1라운드 때 썼던 모자와 의상도 반응이 좋아 이번주에 출시할 예정이다. 튀기 위해 화려한 스타일로 많이 디자인한다”고 밝혔다.
의상이 튀면 선수가 주목을 받고, 주목을 받으면 그 옷이 많이 팔리니 소속사로선 꿩 먹고 알 먹는 셈.
골프웨어의 튀는 추세는 아마추어들도 마찬가지.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호에서 “골프웨어가 갈수록 화려하고 대담해지고 있다. 세계적인 톱디자이너들도 앞다퉈 골프패션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골프의류회사 UGG의 최고경영자(CEO)인 크레이그 태너는 “골프웨어 같지 않은 골프웨어가 최근 추세”라며 섹시하고 화려한 의상이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