빔 얀센은 '제2의 히딩크'?

  • 입력 2004년 5월 2일 15시 19분


'제2의 히딩크'가 올 것인가.

거스 히딩크 감독(58·아인트호벤)이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지난달 자신을 방문한 가삼현 축구협회 국제국장에게 차기 한국축구대표팀 감독 후보 한명을 추천한 것으로 밝혀졌다.

네덜란드의 권위지인 데 텔레그라프지 관계자와 잉글랜드 축구칼럼니스트 랍 휴스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이 추천한 인물은 빔 얀센(57).

얀센은 국내 축구팬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요한 크루이프와 함께 축구영웅의 한명으로 꼽히는 스타플레이어 출신.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와 스코틀랜드 셀틱 감독을 거쳐 일본 히로시마 산프레체와 우라와 레즈에서 감독을 한 얀센이야말로 유럽과 동양 축구를 잘 아는 지도자임을 강조하면서 강력하게 추천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10여명의 외국인 지도자를 놓고 3~4명으로 후보자를 압축하기 위해 논의를 하고 있는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히딩크 감독의 얀센 추천 여부에 대해 즉답을 피했으나 얀센이 브뤼노 메추 전 세네갈 감독과 함께 차기 한국축구대표팀 감독 1순위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얀센은 74년 독일월드컵과 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에 네덜란드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더로 출전해 요한 크루이프, 네스켄스 등과 함께 연속 준우승을 이룬 스타플레이어. '전원축구, 전원공격'의 네덜란드 식 '토털사커'를 직접 실현했고 네덜란드리그에서는 현재 송종국의 소속팀인 페예노르트를 명문팀으로 발돋움 시키는데 한몫을 한 주역이다.

얀센은 이후 페예노르트 감독을 거쳐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98년 우승을 이룩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히로시마를 거쳐 지난해 우라와에서 감독을 그만 두었다.

얀센은 선수 발탁과 조련에 뛰어난 지도자로 꼽힌다. 셀틱 지도자를 맡으면서 당시 65만 파운드(약 13억원)에 스카우트한 스웨덴 출신 스트라이커 라르손이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팀이 그의 영입에 1500만 파운드(약 300억원)를 제시할 정도의 대스타로 자리 잡은 것은얀센의 선수 보는 눈이 얼마나 탁월한 지를 드러내는 대목. 단 얀센은 일본프로축구에서 단 한번도 우승을 이루지 못한 게 흠으로 꼽힌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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