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박찬호 첫승 신고식…“더이상 불운은 없다”

‘더 이상 불운은 없다.’

오랜 기다림 끝에 부활을 알리는 값진 승리를 따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 17일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그는 무실점으로 2패 이후 시즌 첫 승을 거뒀다.

7이닝 동안 5삼진에 8안타 3볼넷을 내줬으나 노련한 위기관리능력으로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투구 수 105개(스트라이크 62개) 가운데 직구와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던진 제구력도 괜찮았고 직구 최고 구속은 153km. 평균자책은 5.93에서 3.92로 크게 낮췄다.

박찬호는 이로써 지난해 4월12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상대인 시애틀를 맞아 승리한 뒤 1년여 만에 승수를 쌓는 데 성공했다. 세이프코필드는 원정 구장 중 박찬호가 최저 평균자책(1.00)을 기록고 있는 곳.

박찬호의 무실점 선발승은 텍사스로 둥지를 옮긴 뒤 35번째 선발 등판 만에 처음. 박찬호는 시애틀 간판타자 이치로와의 맞대결에서도 4타수 무안타로 완벽하게 막아냈다.

박찬호는 “투구 내용이 썩 만족스럽지 않았으나 행운이 따랐다. 경기에 집중하니 자신감도 붙었다. 한결 나아진 체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치른 2경기에서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한 박찬호는 이날 팀이 2회에 4점을 뽑아 5-0까지 달아나 어깨가 한결 가벼웠다. 매 회 안타와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냈지만 후속 타자를 범타로 잡아내며 실점하지 않은 대목은 감독과 동료들에게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박찬호는 23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연승을 노린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