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의 '보살축구단'…마산 삼학사 주부 신도 구성

  • 입력 2004년 1월 4일 15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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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가피 덕으로 새해에는 꼭 우승 했으면 좋겠습니다."

경남 마산지역 한 사찰의 주부 신도들로 이뤄진 '보살' 축구단이 올 전국여성축구대회의 우승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화제의 축구단은 마산시 회성동 삼학사 신도들로 구성된 삼학여성축구단(단장 하재연). 열성 축구팬인 김영재 주지스님이 건강이 좋지 않은 여성 신도들에게 축구를 권한 게 계기가 돼 2002년 4월 창단됐다.

처음 서너 명으로 출발한 회원도 지금은 무려 25명의 대식구로 늘어났다.

창단 초기엔 남편들이 "거친 축구를 여자들이 어떻게 하느냐"며 말리는 바람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축구가 건강에 좋고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등 가정 화목에까지 도움이 되자 대부분의 남편들이 적극적인 후원자로 변했다.

공격수 이경숙(40)씨는 중,고교 선수 못지않을 정도로 날카로운 슛을 날리고 팀 내 최고령인 정종시(48)씨는 나이를 잊은 듯 몸을 날리는 수비가 일품.

삼학여성축구단은 지금까지 서울, 대전, 무주 등지서 열린 크고 작은 대회에 10여 차례 참가했으나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하다 지난해 마산에서 열린 전국생활체육대회에서 3위, 충북 충주에서 열린 전국여성 축구대회에서 6강에까지 올랐다.

새해에는 4월 전국여성축구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당면 목표. 이를 위해 영하의 추운 날씨도 아랑곳 않고 일주일에 2차례씩 맹훈련중이다. 최근에는 마산여중 운동장에서 주전선수들을 중심으로 야간연습까지 할 만큼 의욕이 넘친다.

요즘엔 삼학여성축구단의 실력이 널리 알려지며 남자팀들의 연습경기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로 만 60세 이상 노인으로 구성된 경남실버팀과 연습 경기를 가진 삼학여성축구단은 최근 석전택시운전사팀, 대우백화점직원팀 등과도 친선 경기를 가졌다.

삼학여성축구단 감독 겸 코치는 주지스님이 맡아오다 지난해 6월부터 박중경(66) 전 창원대방중학교 교장이 담당하고 있다. 부산대 체육과 출신인 박 전 교장은 현직 당시 대방중 축구단을 창단하고 진해 동진여중 축구단을 전국 우승시킨 베테랑 지도자.

하재연(50) 단장은 "불교 여성 신도로 구성된 여성 축구단은 드문 편이어서 특히 자부심을 느낀다"며 "전국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해 70여개 여성 팀들 가운데 최고의 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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