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점 탐험]11월24일 원정대 준비의 준비 중

  • 입력 2003년 11월 26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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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4일▽

원정대가 묵고 있는 판 아메리카노 호텔 1층 남극살롱에서 대행사 ALE가 공식 설명회를 열었다. 이번에 함께 남극점 원정을 시도하는 팀은 우리(박영석 그랜드슬램 남극점 원정대) 외에도 4개 팀이 더 있어 총 5개팀. 여름이 시작되는 지금 남극은 바야흐로 원정 시즌이다.

영국이 2개팀, 캐나다와 아일랜드가 각각 1개팀. 남극점 원정대의 특징은 여성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다는 것. 캐나다팀엔 극점 탐험학교 까지 차려 '극점의 공주'로 불리는 매티 맨네어라는 여성이 가이드로 나서고 있다.

영국팀에선 주부 피나 토로윌(37)이 중간 보급을 받지 않고 단독으로 남극점에 도전한다. 지원팀은 남편 마이크 토로윌(40) 한 사람뿐으로 경찰인 그는 휴직을 하고 아내 뒷바라지에 나섰다.

남극탐험 전반에 대한 설명은 전날 대행사 사무실에서 가진 레이첼 셰퍼드와의 미팅과 큰 차이는 없었다. 여기에 짐이 개인당 허용치인 45㎏가 넘으면 1㎏에 65달러씩(7만8000원) 추가요금을 문다는 것이 추가된 정도.

지루한 설명이 계속되던 도중 대원들의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일이 벌어졌다. 남극점에 신호등이 있다는 사실이다. 남극점엔 미국이 세운 아문센-스콧기지가 있다. 미국 남극기지 대원들이 주위를 오가기 위해 스키 전용 길을 뚫어 놓았는데 이 길을 건너다가 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있어 최근에 신호등을 설치했다는 것.

유럽대륙보다 큰 남극대륙에서 사람의 손길이 닿는 곳은 전체의 2%에 불과한 해안가와 점으로도 표시하기 어려운 아문센-스콧 기지 뿐. 남극점에 도착하면 아문센-스콧기지에서 따뜻한 차와 비스킷 몇 개를 제공한다고 한다. 대접은 이것으로 끝. 귀환 비행기가 도착할 때까지 한쪽 얼음판 위에 텐트를 치고 기다려야 한다.

대행사의 브리핑이 끝나고 각 원정대의 소개가 이어졌다. 아무래도 영어가 짧은 대원들이 서로 눈치를 살피는데 구세주가 나타났다. 구자준 원정대장. 50중반의 나이에도 마라톤 풀코스를 즐기는 구대장은 유창한 영어로 유머를 섞어가며 대원들을 일일이 소개해 단번에 각국 원정대원 사이에 유명인사가 됐다. 즉석에서 영국 원정대로부터 저녁 초청을 받았을 정도.

오후에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원정대 짐이 도착해 대원들은 썰매에 후원사 스티커를 붙이고 장비를 점검하느라 밤을 꼬박 샜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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