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사건 갈 수록 의혹 투성이

  • 입력 2003년 11월 14일 1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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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24·보스턴레드삭스) 선수의 ‘사진기자 폭행’ 시비와 관련 목격자들이 잇달아 나타나고 있지만 이들의 말이 서로 엇갈려 의혹만 점점 커지고 있다.

당시 김 선수와 동행했다는 후배 서동현(23·대학생)씨는 1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1m 정도 거리에서 지켜봤는데 병현 형이 때리거나 (사진기자의)멱살을 잡고 들어올려 벽에 밀치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김 선수가 위협적인 행동을 하며 사진기자에게 폭행을 가했다”고 밝힌 목격자 노모(42·사업)씨의 13일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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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노모씨가 <굿데이신문>과 특수 관계라는 네티즌들의 의혹까지 제기돼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김 선수 동행 후배 “폭행 없었다” 증언▽

서동현씨는 노모씨가 전날 '멱살을 잡아 대리석 벽에 3~4회 밀어 폭행했다’고 주장한데 대해 “폭행한 일이 없다. 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인 자리는 대리석 벽과 4~5m정도나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서씨는 "운동을 끝내고 나오는데 누군가 사진을 찍어 병현 형이 다가가면서 ‘찍지 마세요!’라고 두세번 말했다. 그런데도 얼굴에 사진기를 들이대고 계속 사진을 찍어 형이 사진기를 뺏으려고 하자 그 사람은 뒷걸음질을 하면서 ‘너 취재방해가 뭔지 알아. 사람 치네, 폭행하는 거야!’라고 반말로 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뒷걸음질 하던 기자가 넘어지면서 사진기 플래시가 떨어져 나갔고 형이 그 플래시를 주워 집어 던졌다. 그 사람이 다시 일어나 또 다시 실랑이가 벌어졌고, 그 와중에 그 사람이 계단 둔턱에 걸려 다시 넘어졌다. 이를 본뒤 병현 형은 그대로 주차장으로 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다른 목격자가 있었느냐는 물음에 “당시 거기에는 병현 형과, 나 그리고 기자 세사람 뿐 이었다”고 대답하고, 김 선수가 기자를 발로 차려고 했다는 노모씨의 주장에 대해서도“그런 적이 없고 다만 떨어진 사진기 부품을 발로 찼을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엇갈리는 주장속에 어느쪽이 맞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경찰이 압수해간 스포츠센터의 폐쇄회로TV(CCTV) 테이프 판독이 끝나면 진실이 의외로 쉽게 밝혀질 가능성도 있다.

▽노모씨 ‘해당 스포츠지와 유착 의혹’▽

노모씨는 13일 강남경찰서 기자실을 찾아와 “내가 본 바로는 김 선수가 위협적인 행동을 하며 이씨에게 폭행을 가했고 이씨는 일방적으로 당하는 처절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씨의 말이 보도되자 언론사와 포털사이트 등에는 노씨와 해당 언론사의 유착관계를 주장하면서 노씨의 말에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의혹의 근거로 <굿데이신문>의 모(母)회사인 모일간지가 지난 2월19일에 게재한 한 고기집에 대한 기사를 들고 있다. 기사에서는 고기집의 위치와 메뉴, 가격, 맛 등을 마치 홍보하듯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이 집 사장의 이름과 나이가 노씨와 같다는 것.

▶네티즌들이 의문을 제기한 노모씨의 음식점 홍보기사

이 같은 홍보성 기사 때문에 해당언론과 목격자의 친분관계가 의심되고 이에 따라 증언에도 의혹이 있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주장이다.

▽김병현 오늘 회견▽

김 선수의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스토리아’는 14일 “이 사건이 마무리 될 때까지 미국으로 출국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일단 김 선수와 관련된 폭행사건의 의혹을 밝히기 위해 오늘오후 4시 서울 강남컨티넨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밝혔다.

‘스토리아’는 “훈련도 중요하지만, 김 선수의 명예가 걸린 일 이라 다른 일은 생각할 수 도 없다”고 말하고 “남은 일정 동안 사건 마무리와 함께 어깨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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