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마라톤 名家’ 배문고 2연패

  • 입력 2003년 9월 28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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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내세요.” 동아일보 백제큰길 마스터스대회 일반 참가자들이 공주 시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힘차게 달리고 있다. 공주=강병기기자
“힘 내세요.” 동아일보 백제큰길 마스터스대회 일반 참가자들이 공주 시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힘차게 달리고 있다. 공주=강병기기자
‘마라톤 명문’ 배문고가 제2회 전국구간마라톤대회 남자부 2연패를 이룩했다.

28일 공주종합운동장에서 부여군청까지 42.195km 풀코스를 6개 소구간으로 나눠 열린 제2회 전국구간마라톤대회 겸 동아일보백제큰길마스터스대회(동아일보사 충청남도 공주시 대한육상경기연맹 공동주최).

‘마라톤 명문’ 배문고는 2시간14분42초를 기록, 경북 칠곡의 순심고(2시간15분15초)를 제치고 지난해에 이어 정상에 올랐다. 2001년과 2002년 전 관왕 배문고는 올 시즌 경기체고에 밀려 연거푸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이날 올 첫 우승을 일궈내며 마라톤 명문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배문고는 지난해(2시간15분05초)보다 23초 빠른 기록을 작성했다. 3위는 대전체고(2시간15분36초).

제2회 전국구간마라톤대회 (남자고 순위)
순위학교종합기록
배문고등학교2:14:42
순심고등학교2:15:15
대전체육고등학교2:15:36
대인고등학교2:16:07
경기체육고등학교2:17:34
(여자고 순위)
순위학교종합기록
경기체육고등학교2:35:58
상지여고2:41:39
서울체육고등학교2:42:13
서문여자고등학교2:42:59
속초여자고등학교3:02:36

4구간까지 순심고에 1분13초 뒤져 4위를 달리던 배문고는 5구간(5km)에서 나영산이 20초차로 격차를 좁힌 뒤 6구간(7.195km)에서 진동선이 순심고 허준혁을 따라 잡는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여자부에선 지난해 3위 경기체고가 2시간35분58초로 상지여고(2시간41분39초)를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3위는 서울체고(2시간42분13초).

백제큰길 순환코스에서 열린 마스터스마라톤에서는 7562명의 마라톤 애호가들이 참석해 ‘백제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끼며 달렸다. 남자 풀코스에서 이동길씨(29)가 2시간34분08초로 우승했고 여자부에선 김정옥(49)씨가 3시간17분11초로 정상에 올랐다. 하프코스에선 유익상씨(1시간11분20초)와 문기숙씨(1시간20분35초)가 남녀부 우승을 차지했고 10km단축마라톤에선 최진모씨와 이금복씨가 우승했다.

공주=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구간 마라톤 男우승 배문고

배문고(사진)는 66년 창단해 37년간 각종 마라톤에서 단체 우승 54회를 차지한 ‘한국 남자 마라톤의 젖줄’. 황규훈 건국대 감독, 오인환 삼성전자 남자마라톤 감독, ‘제2의 황영조’ 엄효석(건국대) 등이 배문고 출신.

지난해 엄효석 등 3학년 7명이 졸업하는 바람에 전력이 약화돼 올 시즌 중하위권에서 처져 있었으나 조하수 교장의 적극적인 투자와 조남홍 감독의 체계적인 지도로 다시 국내 최정상의 자리를 되찾았다. 주장 김재성은 ‘마라톤 사관학교’ 건국대에 입학 할 예정.

●구간 마라톤 女우승 경기체고

95년 개교와 함께 창단한 경기체고 여자마라톤팀(사진)은 짧은 역사 속에서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신흥 명문. 98년 과천 단축마라톤에서 우승하는 등 각종 마라톤대회에서 2,3위권을 유지하다 올 시즌 첫 대회인 코로롱구간마라톤에서 정상에 오른 뒤 제2회 전국구간마라톤까지 모든 대회를 휩쓸고 있다.

최원호 감독과 김용복 코치의 적극적인 지도아래 지난 겨울 경남 고성에서 45일간 ‘지옥 훈련’을 한 게 올시즌 전 관왕을 달리는 원동력.

○마스터스 男1위 이동길씨 “금강변 코스에 반해”

“명성이 있는 동아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하게 된 게 더 더욱 기쁩니다.”

동아일보 백제큰길 마스터스 대회 남자 부문 1위를 차지한 위아㈜ 마라톤 동호회 소속 이동길(29·사진·경남 창원시 가음정동)씨.

이 씨가 세운 기록은 2시간34분08초로 지난해 같은 대회 우승자 기록(2시간 55분 48초)을 21분40초나 단축시켰다. 20여 차례 풀코스 완주 경력이 있는 그는 “이번 코스는 금강의 수려함과 완만한 경사로 최고의 코스”라고 말했다.

공주=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마스터스 女1위 김정옥씨 “병마딛고 1등 기뻐”

동아일보 백제큰길 마스터스 대회 여자 부문 1위(풀코스)를 차지한 김정옥(49·사진)씨는 “다른 대회에서 우승도 했고 최고 기록(3시간 16분)은 아니지만 정든 고향(공주 탄천) 길을 뛰어 1등 하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기뻐했다.

그는 종종 부축을 받아가며 화장실을 드나들 정도로 몸이 약해 고민하다 남편의 권유로 4년 전 마라톤을 시작, 지금까지 풀코스만 20회 가까이 완주했다. 하루 연습량은 매회 5km씩 주당 3회 가량.

어느 사이엔지 몸을 괴롭혀온 B형 간염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항체까지 생겼고 남의 거동을 거뜬히 도울 정도로 건강 체질로 변했다.

공주=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 백제 큰길은…

백제큰길은 백제문화권 종합개발계획에 따라 만들어진 충남 공주시 쌍신동∼부여군 규암면 백제 재현단지에 이르는 총 길이 22.5km의 관광도로. ‘천년지애(千年之愛)’의 전설이 어린 금강을 따라 공주∼부여를 이어주는 백제큰길 옆으로는 너비 2m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설치돼 있어 평소 마라톤 애호가는 물론 인라인스케이트와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백제큰길은 한두 개의 오르막만 있을 뿐 평탄해 마라톤을 하기에 최고의 코스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아름다운 금강이 흐르고 코스모스가 한창 핀 백제큰길에서 열린 이번 동아일보 백제큰길마스터스대회의 참가자들은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며 마라톤을 즐길 수 있었다”며 즐거워했다.

무령왕릉 등 백제 유적이 근처에 있어 백제의 혼을 느낄 수 있는 것도 백제큰길 코스의 이점으로 꼽힌다.

공주=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입상자에 알밤제공

○…이날 출발 행사에는 심대평 충남지사와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 이대원 대한육상경기연맹회장, 오영희 공주시장, 김무환 부여군수 등이 참석.

심대평 지사는 축사를 통해 “백제의 고도인 공주와 부여를 연결하는 역사적인 거리(백제 큰길)에서 건각을 다질 수 있어 기쁘다”며 참가자들의 건승과 좋은 기록을 축원.

이날 대회에는 양치규 32사단장(소장)과 임영호 대전 동구청장이 10km, 이명수 충남부지사가 5km를 뛰었다.

○…대전과 충남 충북 등 3개 광역자치단체 행정협의 기구인 충청권협의회는 이날 스타트 라인에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으로 국가 균형발전 이룩하자’는 플래카드를 내거는 한편 ‘행정수도 왜 충청권에 건설해야 하는가’라는 팸플릿 1만 여장을 배포하며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의 당위성을 홍보.또 공주시는 내달 9일부터 12일까지 공주에서 열리는 제49회 백제문화제를 알리는 여러 종류의 홍보 팸플릿 수 만장을 나눠주기도. 한편 공주시는 특산물인 밤을 홍보하기 위해 부상으로 알밤(박스당 2만5000원) 200박스를 행사 주최 측에 제공.

공주=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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