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 “강등 말도 안돼”…병현 ‘7승 시위’

  • 입력 2003년 9월 2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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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4·보스턴 레드삭스)이 중간계투요원으로 강등된 지 하루 만에 시즌 7승째를 올렸다.

김병현은 2일 미국 필라델피아 베테랑스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7-9로 뒤진 8회말 1사 1, 3루에서 등판해 1과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아내며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보스턴은 9회초 만루홈런을 포함해 6득점을 올려 13-9로 승리, 김병현에게 ‘행운’의 승리투수 자격을 안겼다.

지난달 15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 이후 18일 만에 승수를 추가한 김병현은 이로써 시즌 7승9패11세이브를 기록했고 평균자책도 3.80에서 3.71로 내려갔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김병현은 이날 위력적인 투구로 그래디 리틀 감독의 신뢰를 되찾을 기회를 잡았다.

왼손투수 앨런 엠브리에 이어 5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병현은 첫 타자 패트 버렐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 1루 주자 짐 토미와 함께 병살로 처리하며 가볍게 이닝을 마감했다.

보스턴 타선이 9회 초 트로트 닉슨의 만루홈런 등으로 대거 6득점하며 13-9로 앞서나가자 김병현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운드에 나섰다. 김병현은 체이스 유틀리를 헛스윙 삼진, 토머스 페레스를 3루 땅볼로 처리한 뒤 리키 리드에게 이날 유일한 안타인 2루타를 내줬다. 하지만 김병현은 말론 버드를 다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팀 승리를 지켜냈다.

김병현의 투구는 이날 18개의 공 중 14개가 스트라이크일 만큼 공격적이었고 삼진을 잡은 2개의 승부구는 모두 슬라이더였다.

한편 이날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빅초이’ 최희섭(24·시카고 컵스)은 마이너리그 아이오와 컵스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인 오클라호마 레드호크스(텍사스 레인저스 산하)전에서 솔로홈런 2방을 포함, 4타수 3안타 5타점의 맹타를 과시했다. 팀이 얻은 6점 가운데 혼자 5점을 책임지는 ‘원맨쇼’를 벌인 것.

지난달 20일 마이너리그에 내려온 뒤 12경기에서 타율 0.311, 홈런 5개 12타점 8득점. 최희섭은 3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연속경기부터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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