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탄환 불발…무명 콜린스 남100m 10초07 ‘느림보 우승’

  • 입력 2003년 8월 26일 17시 58분


코멘트

‘인간탄환’ 격돌로 관심을 모았던 2003파리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그러나 정작 영웅은 북중미의 인구 4만 명도 안되는 작은 나라 세인츠 키츠 네비스 출신 킴 콜린스(27·사진)였다.

26일 프랑스 파리 생드니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100m 결승. 콜린스 등 5명의 선수들은 혼신의 질주 끝에 피니시라인을 거의 동시에 통과했다. 사진 판독 결과 콜린스가 10초07로 1위. 트리니다드토바고의 19세 신예 대럴 브라운과 대런 캠벨, 드웨인 챔버스(이상 영국)가 모두 10초08 동타임으로 2, 3, 4위를 마크했다. 역대 최대 박빙의 승부.

제9회 파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우승을장진했던 세계기록(9초78) 보유자 팀 몽고메리(미국)는 10초11로 5위, 4연패에 도전했던 모리스 그린(미국)은 준결승에서 10초37로 탈락했다.

1m74, 67kg의 콜린스는 단거리 스프린터로는 왜소한 체격. 더구나 질주시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 힘을 분산시키는 바람에 최소한 0.1∼0.2초는 까먹는 주법. 그러나 콜린스는 30m∼70m까지 위력적인 스퍼트를 보이며 대 역전극을 이뤄냈다.

콜린스의 기록은 83년 제1회 대회인 헬싱키대회에서 칼 루이스가 10초07로 우승한 이후 가장 느린 우승기록. 몽고메리가 자신의 최고 기록을 냈다면 콜린스가 몽고메리에 비해 2.88m나 뒤져 들어온 셈이다.

어릴 때부터 단거리에 재능을 보인 콜린스는 자메이카에서 ‘육상 유학’을 했다. 2001에드먼턴선수권대회 200m에서 3위한 게 역대 최고의 성적. 100m에서는 6, 7위권에 그쳤고 지난해 7월에야 9초98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는 등 ‘무명’으로 지내왔다.

국토 면적 261km²의 카리브해 작은 섬나라 세인츠 키츠 네비스는 콜린스의 우승으로 83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최대 경사를 맞아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한편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는 러시아의 스베틀라나 페오파노바(23)가 4m75의 대회신기록으로 우승했다. 남자 해머던지기에서는 벨로루시의 이반 티콘이 83m05로 우승했고 일본의 자존심 무로후시 고지는 3위(80m12)에 머물렀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연합 관련기사▼

- 남자 100m 우승 콜린스
- 무너지는 트랙의 신화들
- 그린, 400m계주 포기할 듯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