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3년 8월 25일 18시 0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25일 프랑스 파리 생드니스타디움에서 열린 2003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결승. 켈리 화이트(26·미국)는 50m 지점을 지나면서 놀라운 가속력을 자랑하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출발 반응시간 0.184초로 8명중 6위. 이 바람에 레이스 중반까지 토리 에드워즈(출발 반응시간 0.133초)에 뒤졌지만 이때부터 폭발적인 스피드로 뛰쳐나가 역전 드라마를 엮어냈다.
화이트의 기록은 올 시즌 최고기록인 10초85. 2위인 팀 동료 토리 에드워즈는 10초93. 지난 대회 챔피언 잔나 핀투세비치 블록(우크라이나)은 10초99로 3위. 화이트가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 등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스프린트 여왕에 등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m63, 57kg의 자그마한 화이트가 ‘스프린트 신데렐라’로 떠오른 원동력은 보폭이 짧은 쇼트피치 주법에 의한 폭발적인 가속력. 보통 100m 완주 걸음 수는 남자 44∼46보, 여자 48∼52보. 화이트는 예선에선 48보, 결승 땐 49.5보 만에 결승선을 밟았다. 이는 화이트가 50m이후 쇼트피치로 가속력을 더했다는 증거. 보통 선수들은 50m이후엔 보폭이 큰 스트라이드 주법으로 달리며 쇼트피치로의 순간 전환은 매우 힘들다.
| ▼관련기사▼ |
화이트는 “난 원래 스타트가 좋지 않다. 그래서 중간에 가속하는 훈련을 많이 했다. 50m를 지날 때까지 많이 처졌지만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프린트 여제’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를 배출한 캘리포니아 출신인 화이트는 94년 200m에서 미국 주니어 기록(23초80)을 세우며 혜성같이 나타났다. 그러나 그가 걸어온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데뷔하던 해 그를 시기하는 선수의 칼에 찔려 왼쪽 눈 근처를 300바늘이나 꿰매는 시련을 겪었다. 성인무대에서는 매리언 존스 등 대스타들에게 늘 밀려 있었다.
여자 단거리 1인자 존스는 출산 때문에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존스의 최고기록은 98년 세운 10초65이지만 지난해 최고기록은 11초01로 화이트보다 늦다. 화이트는 100m 우승 후 “200m와 400m 계주까지 우승해 존스의 벽을 넘어 서겠다”며 대회 3관왕을 향해 신발 끈을 조여맸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