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이봉주, 마라톤 풀코스 “5번 더 뛸 수 있다"

  • 입력 2003년 4월 14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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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달이’이봉주가 13일 두달된 아들 사진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런던=양종구기자
‘봉달이’이봉주가 13일 두달된 아들 사진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런던=양종구기자
“앞으로도 풀코스 완주 5번은 문제없습니다.”

‘봉달이’ 이봉주(33·삼성전자)의 체력은 마르지 않는 샘인가. 13일 열린 2003런던마라톤에서 풀코스를 29번째 완주했다. 모두 2시간7분대에서 12분대 기록이다. 세계 마라톤 관계자들은 “괴물이 아닌 다음에야 어떻게 풀코스를 29번이나 완주하느냐”고 혀를 내두른다. 이에 대한 이봉주의 대답이 걸작이다. “완주는 100번도 더 할 수 있다. 기록이 문제일 뿐이다.”

끝을 모르고 달리는 이봉주. 그를 런던에서 만났다.

―이제 뛰는 게 지겹지 않나.

“아쉽다.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는데…. 아직은 체력이 달리지 않는다. 앞으로 풀코스 5번은 더 뛸 수 있다.”

―한국최고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할 수 있겠나.

“기록은 맘대로 나오는 게 아니다. 이번에 준비를 완벽하게 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막판 눈치싸움을 하는 바람에 기록 단축 기회를 날려버렸다. 마라톤이라는 게 이렇다. 준비를 제대로 못했을 땐 다른 선수들 기록이 좋다. 물론 한국최고기록 경신에 다시 한번 도전할 것이다.”

―뛸 때 무슨 생각을 했나.

“아들 생각했다. 나는 뛸 때 가족의 얼굴을 떠올리는데 그때마다 힘을 받는다.”

―앞으로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8월에 세계선수권대회가 있는데 아테네올림픽 때문에 출전할지는 미지수다. 세계선수권대회를 뛰면 자칫 올림픽 출전권을 놓칠 수 있다.”

―그게 무슨 말인가.

“무더운 8월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좋은 기록을 기대할 수 없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면 올 가을 다른 대회에 또 나가기 어렵고, 그렇다면 내년 봄에 출전할 대회 기록만으로 출전권을 따야하는데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한국에 돌아가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아기를 돌봐주고 싶다. 그동안 아내가 혼자 애를 보느라 너무 고생했다.”

런던=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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