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김이용 “불운은 그만”

  • 입력 2002년 8월 27일 17시 54분


한국마라톤의 ‘2인자’ 김이용(29·사진)이 잇따른 불운을 떨치고 재기의 칼날을 다시 갈기 시작했다.

김이용은 ‘불운의 마라토너’. 94동아마라톤에서 8위를 차지하며 마라톤에 데뷔, 99년 4월 로테르담마라톤에서 2시간7분49초로 역대 2위기록을 세우는 등 두각을 나타냈지만 숱한 ‘암초’에 부진을 면치못했다. 전 소속팀 코오롱과의 갈등에 이은 이별, 이에 따른 갑작스런 군입대. 엎친데 덮친격으로 고질적인 위장병과 부상 등이 잇따라 최근 3년간 부진의 나락을 헤맸다. 더구나 그의 앞엔 이봉주(32·삼성전자)가 버티고 있어 늘 2인자로 남았다.

김이용은 지난해말 상무를 제대하고 새출발을 기대했지만 ‘둥지’를 찾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올 3월 그동안 망가진 몸을 추스르기 위해 미국 시카고로 건너갔다. 그러다 최근 모 기업에서 그를 중심으로 마라톤팀을 창단한다는 소식에 7월중순 귀국했다.그러나 그 기업이 여러가지 문제를 들어 갑자기 창단을 유보하는 바람에 계속 ‘무적선수’로 남게 됐다.

더 이상 방법이 없다. 김이용은 소속팀을 잡기 위해선 다시 예전의 모습을 찾는 길밖에 없다고 보고 ‘스승’ 황규훈 건국대 감독에게 신세를 지기로 했다. 현재 고향 강릉에서 조깅으로 몸을 다지고 있는 김이용은 다음달 1일부터 건국대 후배들과 함께 ‘지옥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이용은 11월 중앙마라톤이나 12월 후쿠오카마라톤에 출전해 최소한 2시간7분대의 기록을 작성할 각오. 7분대만 들어간다면 최소한 일본 팀으로라도 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황규훈 감독은 “김이용은 자질을 타고난데다 근성이 있기때문에 조금만 다듬으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제자 되살리기’에 적극적인 도움을 줄 뜻을 밝혔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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